Visiting Seoul: In Flight

사정상 남편이 함께 하지 못한 이번 서울여행은 너무 예상치 않았던 일로 힘들었다.

열세시간 좁은 일반석에서 애 둘이랑 아침 비행기로 간다는게 쉬운일은 아니지만 승빈이도 이제 말을 다 알아듣고 하니 힘들어봤자 나 잠 좀 못자는것 뿐이다 싶어 비행에 대한 걱정은 하지도 않았다. 짐도 50파운드 짐당 두번씩만 번쩍 들어올리면 되는거니 허리를 신경써서 힘을 주면 되겠고… 오히려 도착해서의 2주가 좀 힘들겠거니 했음.

그런데.
비행기를 타자마자 생각지도 않았던일이 생겼다. 승연이가 비행기냄새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며 계속 속이 울렁거린다고 하더니 토를 함. T T
정말 다행이었던건 화장실 갔을때 첫 토를 해 (와.. 옷이라도 젖었으면 난 더 당황했을뻔) 변기에 이미 승빈이가 앉아있어 세면대에다 토를… 좀 전에 나왔던 비빔밥의 밥 (다른건 다 싫다고 흰밥만 먹는다더니)을 다 쏟아내어 물이 안내려가는걸 내가 휴지로 막 덜어내고… 그 다음 사람에게 민망해서 셋이서 낑겨있는 화장실에서 화장실 청소를 다 해놓고 나오는 소동까지…ㅠㅠ

이건 카톡스토리에 올린 요약정리:
———-

이번 여행에서 얻은게 있다면 승연이의 비행기 멀미 ㅠㅠ 서울행에서도 비행기 타자마자 기내음식 냄새 싫다며 토를 세번 하고 쓰러져 자더니 돌아올땐 공항 도착하자마자 차안에서 토를 해서 옷도 다 버리고 온갖 난리 법석을 떨었는데 기내에서도 두번, 뉴욕공항 도착해서도 또 한번 하는걸로 아주 화려하고 냄새나는 마무리를 지었다.

다행히 여분 옷으로 서울에서 갈아입히고 냄새나는 옷은 화장실에서 빨아 베낭에 넣어두었으나 비행내내 내옷에서 나는 토냄새로 난 향수로 범벅. 끝까지 안자다가 착륙 한시간전에 잠든 둘째녀석은 착륙시에 깨우니 선잠깨서 울고불고 한바탕하다가 그넘까지 토를 … ㅠㅠ

주위 아주머니들께서 냅킨과 비닐 공수해주시고 나는 기내에서 젤 불쌍한 엄마로 찍힘 ㅠㅠ
———-

IMG_0525

왜 갑자기 안하던 멀미를 하나 했는데 이건 완전 신경성인것 같아 약도 안듣는것 같다. 뉴욕으로 돌아오는 며칠전부터 비행기 타기 싫다 하더니 오던날 공항 밖 차 안에서 토를 하더니 약국에서 급하게 사 먹인 멀미약도 소용없는듯.

승빈이 잠 한숨도 안자는것도 미쳐버리겠는데 한넘은 구석에서 허옇게 찌그러져 자다가 토하고를 반복하니 정말 돌아버리겠더라. 괜히 나 자는데 토를 하면 어쩌나 노심초사 하며 눈을 조금도 못 붙힌채 어째어째 뉴욕에 도착. 착륙시엔 둘다 쌍으로 토를 하는 쇼까지 벌였지만 그때는 난 인간의 모습이 아니었으므로 주위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든 상관없었음.

그나저나 이걸 비행기 탈때마다 걱정해야하는것인가…
우리집엔 멀미란 없는데 이건 또 어디에서 달고 온 건가.. 별의 별 생각이 다 들고 이게 오랫동안 지속된다면 앞으로가 걱정이다. 입안에 뭐라도 있으면 도움이 될까 해서 껌과 사탕, 물, 쥬스 모두 다 권유해봐도 다 싫다고 하지… 내가 넣어갔던 롤러볼 향수를 여기저기 발라 기내 음식냄새를 좀 커버시키려는 노력밖에 뭐 별다른걸 할수가 없었다.

 

 

암튼, 이젠 일주일이 지났고 웃으면서 이런 얘기들을 할수 있는 정상인의 상태로 돌아왔다.

지난번처럼 다양한 외식을 하지 못했지만 엄마 집밥이 더 맛있게 느껴졌던 이번. 새로운 경험도 많았던…

random-pics

 

 

18 Comments

  1. Clara · September 17, 2013 Reply

    이야기로만 읽으면서도…’또 토하면 어쩌지..’하고 읽게 되네요.
    아우…정말 고생많으셨어요~
    전 이번에 딸래미 하나만 데리고 가는데..단단히 대비하고 가야겠네요.
    워낙에 냄새에 민감한 아이라서…갑자기 막 상상이 되는게…;;;;;
    18개월때 한국에서 미국 오면서….14시간 동안 거의 11시간을 울고 내내 저한테 안겨있었거든요.
    (나중에 사람들이 내리면서..’아이고..진짜 힘들었겠다’면서 한마디씩;;;)
    긴장되네요;;; 아후!

    그나저나..저 편육(맞나요?)….저도 모르게..정말 ‘아~’하고 입벌릴뻔 했어요.

    • 퍼플혜원 · September 17, 2013 Reply

      승연이 6개월때부터 해마다 하는 여행인데 이런건 또 처음이에요. ㅠㅠ 그니까 Clara님은 괜찮으실거에요 (괜찮아야죠 -_-)
      아이고 저도 2년전에는 승빈이가 그렇게 울어서 서울 도착해서 봤더니 중이염이더라구요.
      ㅠㅠ 제발 아무일 없으시길…
      편육 맞아요. 엄마가 만드신 ㅠㅠ 아 먹고싶당.

  2. Dreamysoo · September 17, 2013 Reply

    저희도 며칠전 이번 크리스마스/설에 한국가는표를 샀어요. 애 돌잔치 겸사겸사.
    네덜란드에서 한국도 만만치 않은 거리라… 애 둘 데리고 좀 더 있다 올까 하다가 그냥 남편과 함께 오기로 하고는 맘 한구석 엄청 후회하고 있었거든요. 지금 휴직중이라 처음으로 기간 구애받지 않고 있을 기회인데 하고…
    근데 민감한 둘째가 그때 겨우 돌인걸 생각하면…하고 스스로 합리화 하고 있었는데….
    잘한거겠죠?:)

    정말 고생하셨어요. 그래도 그만큼 집에서 한국에서 좋은 시간 보내셔서 충전되셨을 거라 믿어요.
    한국에서 승연이 승빈이 좋은 추억 만들어주시려고 노력한 모습 너무 좋아요. 그리고 애들이 좋아했을 모습 생각하니 제가 다 좋네요!!

    • 퍼플혜원 · September 17, 2013 Reply

      일단 네덜란드.. 넘 멋져요! ㅋㅋ
      전 아무리 제가 고생을 해도 일시적인거라 생각하고 혼자라도 있을수 있을때까지 쭉 끝까지 연장해서 다녀왔는데요 특히 우리나라 항공사들은 승무원 언니들이 기내에서도 정말 많이 도움이 많이 되는데다 애들 데리고 혼자 여행하는 맘들을 위한 특별한 프로그램도 있어서 (승무원이 함께 security와 게이트까지 함께 움직여주는)그게 가능한것 같아요.
      제가 첫번째로 혼자 애 둘 데리고 비행기 탔던게 승빈이가 돌때였는데요 그때 정말 승빈이가 너무 울어서 진짜 고생했었는데 알고보니 중이염이었더라구요. 그럴 경우는 엄마도 고생이지만 첫째가 좀 불쌍하거든요. 첫째는 다 알아서 지가 뭐든 해야하는 상황..-.-;;

      휴직중이시라면 정말 길게 있으시면 좋겠다란 생각이 드네요. 저도 승빈이 6주때 출산휴가 이용해 나머지 6주를 한국에 다녀왔는데 그때를 잊을수가 없어요 ^^

      기내에서의 고생은 일시적. 크크크

  3. Younjin · September 17, 2013 Reply

    ㅎㅎㅎ 혜원님의 블로그 덕분에 저의 삶의 질이 좋아졌답니다..
    소개해주신 책들 거의 다 보았구요..레시피들도 시도해 보았구요..
    애 셋있는 캐나다 살고 있는 맘이라 맛집들은 언젠가 기회가 되면…
    저도 같은 일을 겪어서 넘 신기해 오늘은 용기를 냈네요…
    울 큰딸도 승연이 나이때 공항도착함과 동시에 또하기 시작해
    비행기 냄새가 어쩌구 저쩌구 우웩~~
    집으로 돌아오는 날도 공항도착해 우웩~~~
    공항에 뭔가 있는게 아닐까요??ㅋㅋㅋ
    근데 그 뒤론 별일없이 한국 왔다갔가 했어요… 걱정마세요…

    항상 좋은 사진과 글 고마워요~~~

    • 퍼플혜원 · September 17, 2013 Reply

      안녕하세요!
      정말 똑같은 상황이네요. 이게 지속적인 습관으로 자리잡지 않는다면 (전 그게 걱정이거든요. 제 동생이 어른이 된 지금도 기내음식은 안먹고 좀 힘들어 해서… ) 너무 다행이에요. 얼른 다음 목적지를 비행기 타는걸로 해봐야겠는데요. 넘 궁금하네요.ㅋ
      경험담 고맙습니다~ 마음에 훨 가벼워졌어요

  4. Jihye kim · September 17, 2013 Reply

    승연이 넘 힘들었겠네요.
    갑자기 멀미가 시작된 거면 혹시 체력이 떨어져서 그런 걸 수도 있어요.
    제가 멀미 대왕인데( 운전하면서도 멀미해요) 나도 모르는새 피곤한 상태에서 비행기 타던가 하면 더 힘들더라고요.
    저도 지난 번에 시카고 다녀오면서 애들 둘 다 멀미해서 화장실도 못가고 다리 베개만 4시간 해줬어요. ㅎㅎ
    혹시라도 도움될까 싶은데요…비행기 타기 전에 미리 밥먹고 소화 어느 정도 된 상태에서 비행기 타고요..
    이륙할 때 잠들어있으면 아주 좋고요. 잠에서깨거나 그럴 때 틱택같이 민트같은 거 살짝 먹어도 도움이 돼요.
    준이는 이번에 비행기서 봉투들고 토하는 거 가르쳐놨어요. ^^

    • 퍼플혜원 · September 17, 2013 Reply

      전 멀미봉투 볼때마다 비행기에서 멀미하는 사람들도 있구나 의아해 하던 일인인데요, 그걸 이번같이 또 유용하게 쓸 날이 올줄이야..ㅋㅋ
      정말 뉴욕에서 밤 열한시 넘어 출발하는게 최고였는데 아시아나 여름 스케줄은 대낮으로 바뀌어서 이륙시 애들이 자는건 임파서블이구요 ㅎㅎ 정말 밥을 일단 먹여서 소화시키고 타는걸로 계획해봐야겠네요.
      애 둘다 (게다가 엄마까지 멀미의 대왕이라니!) 멀미라니 정말 상상이 안갑니다..

  5. 이진 · September 17, 2013 Reply

    이상하게 한국 비행기 타면 훅~하고 불어오는 느끼한 냄새가 있어요
    멀미를 할 수 밖에 없는 그런 전체적인 공기 상쾌하지 않은 ….
    음식 때문일 수도 있고,뭐 또 다른 무엇일 수도 있겠지만
    그 모든 것이 뒤섞인…..비행기 탈때마다 ..
    글을 읽으면서도 혜원님 넘 힘드셨을 그 상황이 참 안타깝게 느껴지네여~

    • 퍼플혜원 · September 17, 2013 Reply

      맞아요 그 냄새. 전 음식냄새인줄 알았는데요, 렌지에 데우는 냉동음식 그런…
      무슨 방향제 같은게 있나 살펴보려구요… 향수는 넘 향이 진해서 더 머리아픔. ㅋ

  6. turtle · September 18, 2013 Reply

    거의 댓글을 안 남겼던 것 같은데 저도 비행기 냄새에 한 민감 하는지라 덧글 남기고 갑니다. ㅠㅠ
    그게 한국행 비행기라서 냄새가 심한 게 아니라 결국 환기 문제인 것 같더라고요. 많은 사람들이 꽉꽉 끼어 타다 보니 사람 체취가 일차 문제고, 화장실에 뿌리는 소독약인지 뭔지가 이차 문제 (이건 개인적인 부분일 지도 모르겠어요.), 그리고 비행기가 도착해서 바로 돌아가는 거라면 환기 시간이 충분하지 못해서 더 심해지는 게 아닌가 싶어요. 마지막 것은 무슨 말이냐면…보통 비행기가 자기 격납고(?)가 있는 곳이 아니면 오래 주차를 해놓을 수록 돈을 많이 내야 한다고 해요. 그래서 보통 도착하자마자 청소+ 연료 재주유를 한 다음 승무원과 기장들만 갈아타고 도착한 비행기가 도로 자기 기지로 가는 운행을 많이 한다고 해요. 13-14시간 동안 수백명이 체취를 진하게 저장하며 막 도착했는데 그게 다 빠지지 않은 상태에서 다시 수백명 탑승…비행 시작…;;

    암튼 제 경험상 아무래도 피곤하거나 컨디션 안 좋으면 더 민감하게 느껴졌고, 아로마 오일 바르기, 찬 물 많이 마시기도 도움이 됐어요. 그리고 무엇보다 신형 비행기를 탈 때와 구형을 탈 때 차이가 많이 났고요. 예를 들어 A380 같은 기종이 널찍해서 그렇기도 한 거 같지만 환기나 공기 순환 설비가 확실히 개선되었다는 느낌이었어요. 표는 좀 더 비쌀 것 같지만 뉴욕에 A380 취항하는 편이 있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혹시 기회가 되시면 다음 번에 한 번 타 보시면 어떨런지요. 팁 아닌 팁을 남기고 가봅니다.

    • 퍼플혜원 · September 19, 2013 Reply

      말씀 읽다가 막 그 냄새가 상상이 가면서 웩! 할거 같아요 ㅠㅠ
      작년엔 대한항공의 새기종 탔었는데 진짜 이렇게 탁하진 않았던것 같기도 해요 ^^; 와 별생각없이 아무거나 타고 다녔었는데 이젠 좀 신경 써야겠단 생각이 드네요.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완전 몰랐던 팩트들이 쫙..ㅎㅎ

  7. Jennifer · September 20, 2013 Reply

    오마이갓 ㅠㅠ 언니 완전 고생했네요. 난 대학교때 한번 착륙하면서 갑자기 속이 뒤집힌 적이 있거든요. 그 뒤로 한동안은 비행기타면 늘 약간 불안해서 멀미봉투랑 그냥 비닐봉투 늘 대기시켜놨었는데, 또 시간이 지나니 잊혀지고 이제는 아무렇지도 않아요. 애들 멀미도 지나갈꺼에요. 애들은 차멀미도 많이 하잖아요. 맨하탄 자주 데려나와서 다양한 스멜에 훈련시켜놔요. ㅎㅎㅎ

    • 퍼플혜원 · September 23, 2013 Reply

      어머 난 멀미봉투가 앞에 있는지도 모를 정도로 멀미랑은 거리가 멀었거든. ㅠㅠ

  8. 희재 · September 21, 2013 Reply

    오랜만이여요. 늠늠 오래만이라 기억못하실것 같은데요…저희도 이번 한국행 비행기애서 둘째가 열시간 내내 울다 소라지르다 졸다를 반복해서 정말 뛰어내리고 싶더라구요. 한국은 매년 가서 식구들과 정기 업뎃을 해줘야 하긴 해야하는데 정말 비행기땜에 엄두가 안날정도… 그래두 그 바쁜 일정에도 메이언니도 만나고 올정도로 시간을 잘 쪼개서 알차게 보내고 오셨나봐요. 나이드니까 한국이 점점 좋아지더라구요. ㅎㅎ

    • 퍼플혜원 · September 23, 2013 Reply

      어머 왜요. 희재님 기억해요^^
      혹시 아파서 그랬던건 아니구요? 저도 승빈이가 끝없이 울어서 내리고 병원에 가봤더니 중이염이었어요.
      네^^ 해마다 나가지만 친구들은 몇년에 한번 돌아가면서 본다는..-.-
      전엔 몰랐는데 가서는 가족과 시간을 보내야 함을 많이 실감해요.

  9. vinsanity15 · May 19, 2017 Reply

    아무래도 아시아나보다는 대한항공이 나은거 같애요. 제 와이프도, 제 장인어른 장모님도 다 그렇게 말씀하시더라고요. 음식이나 기내환경 등등.

    • 퍼플혜원 · May 30, 2017 Reply

      댓글을 이제서야 봤네요 죄송합니다 ^^
      네 예전에는 아시아나가 좋았었는데 요즘엔 저도 바뀌었답니다 ㅎㅎ

Leave a Reply to Younjin Cancel rep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