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rin: 34 Months

우리집 막내. 34개월인 승빈이는 언니 덕에 모든게 빠른만큼 말썽도 두배.

언니에게 절대 지지 않는 둘째 특유의 성향을 지녔으며 언니와 싸우다 엄마에게 혼나면 절대 엄마앞에서 언니에게 사과도 하지 않는 자존심 강한 그녀. 제일 처음 그랬을땐 내가 15분을 언니에게 사과하라고 혼을 내도 끝까지 안해서 더 혼난적이 있었고, 그 다음엔 나보고 부엌에 들어가라고 그러더니 내가 자리를 뜨니 그제서야 작은 목소리로 “Sorry, 언니” 이러는거다.
그 후론 나도 대충 분위기 봐서 자리를 떠준다.

아빠가 준 씨리얼 그릇에 자기가 원하는게 안들어갔다고 머리위로 확 그릇째 던져버려서 아빠에게 엄청 혼난 적도 있고 언니에게 장난감을 뺏었다가 내가 다시 돌려주라고 하면 승연이에게 확 던져서 얼굴에 맞고 승연이가 운적도 여러번. -_-;;

어울리지 않게 여우짓도 얼마나 하는지 며칠전엔 국밥을 너무 안먹어서 안먹을꺼면 식탁에서 내려가라고 소리를 지르고 내쫓았더니 구석에서 몇분 아무렇지도 않은듯 큰소리로 웃어가며 혼자 놀더니만 슬슬 내쪽으로 와서 이거 묶어달라 저거 묶어달라고 부탁을 하다가 내가 본척도 안하니까 “I think I want to finish 밥 now” 이러면서 다시 앉더니 평소 좋아하지도 않는 버섯을 막 건져먹으면서 “음~ I LOVE this mushroom!” 이러면서 버섯만 막 골라 먹는거다. 그러면서 반정도 먹다가 “Are you proud of me? Are you happy now?” 라고 확인까지… 애가 어른을 갖고 논다고 하더니만 정말 옛말 틀린거 하나도 없음.
다 잘 먹을꺼면서 그렇게 속을 박박 긁어놓다니.

승연이는 볼펜으로 가죽소파에 한번 그린것밖에 없었는데 승빈이는 벽은 물론, 부엌 캐비넷에서부터 변기뚜껑까지 싸인펜으로 그려놓은걸 지워지지 않아 그냥 두고 있고. 책도 다 찢어놓고 식탁도 포크로 다 찍고… ㅜㅜ 요즘은 좀 덜 하다만…
남들이 보기엔 승빈이도 양반인데 승연이가 너무 쉬웠어서 당연한걸 오바한다고 하는게 주위의 반응. ㅋ

작년 9월부터 일주일에 이틀 세시간동안 학교를 다니는데 첫 몇주는 아침마다 울더니 이제는 제법 자기 친구들 얘기도 하고 (누가 자기 부츠를 자꾸 밟는다느니, 누가 자기의 보이프랜드라느니..) 안가는날엔 학교 가겠다고 떼를 쓰곤 한다.

아, 그리고 드디어 기저귀를 뗐다! (외출시엔 pull up, 잘땐 기저귀)

좋아하는 놀이//
iPad, iPhone, Lego, puzzle, 가위질

좋아하는 음식//
옥수수, 오렌지, 귤, 사과, 오이, 당근, 치즈, 명란, 피클, 케이퍼, 훈제연어

싫어하는 음식//
버섯, 고기

말은 정말 잘 함. 중간 중간에 and를 써가면서 여러 문장으로 스토리 전달이 완전 다 되는데 이것도 재잘거리기 좋아하는 언니 덕. 식탁에서 언니가 말하는걸 메아리처럼 모두 반복. 자기딴엔 이러면서 연습을 하는건가보다.

언제 커서 나도 좀 사람다운 생활을 해보나 하다가도 또 이렇게 훌쩍 커버린걸 보면 세월 빠르다 싶기도 하고. 열심히 사진 찍어서 기록을 해두는것만큼 중요한일도 없는데 갈수록 게을러지고 있단걸 느낌.

 

 

16 Comments

  1. Jihye kim · February 11, 2013 Reply

    와우~ 진짜 말은 잘하는 거 같아요.
    그림도 언니닮아 그런가 잘 그리고요.
    둘째들 특유의 자존심 세우는 것도 있는 거 같은데 사실 첫째들인 엄마아빠는 잘 이해가 안될때도 있더라고요.
    근데, 기저귀 떼면 더 귀찮은 것도 있지 않나요?
    솔이는 밤에는 아직 풀업하고 주 2-3회는 적시고 낮에는 작년 여름 지나면서 뗐거든요.
    그런데, 식당이나 성당같은 데서 자기가 지루하면 무조건 피피~ 푸푸~ 그래요..
    안갈 수도 없고 가면 가짜고요.. ㅎㅎ

    • 퍼플혜원 · February 18, 2013 Reply

      승빈이도 시도때도 없이 피피하고싶다고 해서 진짜 귀찮아요. 이제 딸 둘 데리고 여름 놀이공원에라도 가면 화장실이 더 걱정이라는…ㅠㅠ

  2. Sooga · February 11, 2013 Reply

    승빈이 스토리 재밌네요. 당하실때 화나셨겠지만 역시 다르네요. 자존심이 꽂꽂이 세우는게 너무 우껴요. 나중에 승연이가 지겠는걸요..
    딸 둘 넘 부럽네요…

    • 퍼플혜원 · February 18, 2013 Reply

      승연이가 마음이 여려서 벌써부터 말로 상처받고 울기까지 해요. -_-;;

  3. Kat · February 12, 2013 Reply

    ㅎㅎㅎ 이쁘다 우리 여우
    dry erase marker 12색으로 장만해놨다. 승빈이 놀러오라고 :)

  4. Clara · February 12, 2013 Reply

    와….진짜 우리 둘째랑 비슷해요..
    고집은 정말이지…..어디가서 들어누워 버리는 적도 많고(오빠는 그런적이 한번도 없거든요…)…
    밥그릇 엎어버리기….(오…저 승빈이 성격 알거 같아요~).
    엄마한테 잘못했다고…미안하다고 하라고 해도 “안해. 싫어!” 하고 돌아서버리고…
    기저귀 정말 노력도 안기울이고 지 스스로 떼더니…그 이후로 저희는 더 힘들어졌어요.
    저 윗분 말씀처럼…무조건 어디가서 심심하면…엄마…피피….
    가면 당연히 몇방울 짜내던가(이것도 대단!)…아무렇지도 않게 “안마려워…”

    정말 둘째 덕에 성격 까칠한 첫째도 정말 성격 좋은 아이였다는걸 알았다니까요….아휴~!

  5. pebble · February 12, 2013 Reply

    움… 딴지글 하나.
    아이 하나일 때는 솔직히 엄마가 컨트롤 할 수 있어요.
    그래서 맏이들이 제일 기를 못 핀다잖아요.
    아이가 수월했던게 아니라, 엄마인 우리가 그 만큼 젊었고;;;
    아이 하나에만 신경을 쓸 수 있었기 때문에 일일히 다 지적질에 떠받들 수 있을 수 있었던 반면,
    둘째 부터는 그게 좀 덜하기 때문에 그렇게 생각 되는거 같아요. 신경이 분산되어서 통제불능이니까요. ㅋㅋ
    저도 첫 아이만 낳았을 때, 친정엄마가 그렇게 말씀하셨을 때, 초쿰 얄미웠었거든요. ㅎㅎㅎ
    근데 이건 뭐.. 세째 낳아보셔요. 막갑니다, 막가요. ㅎㅎㅎ
    형제가 많으면 많을수록 밑으로 가는 서열 따라 더 악착같이 되는게 특성인듯해요.
    부모 관심을 끌고 제 몫을 차지하려면 어쩔 수 없단 생각도 이제사 들기도 하고요.
    저는 Erin 이 아이다워서 너무 이뻐요! ㅎㅎㅎㅎ

    • 퍼플혜원 · February 18, 2013 Reply

      승빈이 친구중 다섯째인 여자아이가 있는데 애들이 걔를 젤루 무서워합니다.ㅎㅎ

  6. Peanut · February 12, 2013 Reply

    ㅋㅋ 왠지 나를 보는것 같아서 웃음이.. 하하 제가 어렸을때 장난아니었거든요. 그 덕에 두살터울 위인 언니가 많이 울었대요.
    근데 그래도 맨날 언니 옆에 껌딱지처럼 붙어서 놀곤 했다요. 지금 다 크고 나니까 언니만큼 좋은 친구도 없는데 참 어릴때에는 왜 그랬나 몰라요..^^;;

  7. 태민맘 · February 13, 2013 Reply

    우리 둘째는 지금 이번에 세살되었는데, 아직 영어도 한국말도 발음이 정확하지 않아요…. 쩝 근데, 승빈이는 정말 그림도 너무 잘그리고, 말도 너무 잘하네요. 야채도 잘먹구 너무 대견해요. 현민이 (우리 둘째)이는 두살때쯤 기저기를 자신이 빼고 싶어하더니, 밤에까지 다 땠어요. 모든지 형처럼 하는거 좋아해요. 저희는 첫째는 처음하는거 무지 소심해서 뭐든 안한다 그러고 (축구교실, 태권도 등등) 둘째는 뭐든 하고 싶다하는데, 이제 세살이라 그전에는 안받아주는게 많아 저는 중간에서 힘들죠. 우리도 하여간 무지하게 싸우는데… 싸울때는 못들은척 그냥 둬요. 울던지 말던지… 그럼 자기네끼리 미안하다 어쩌다 해결보더라구요. 엄마가 해결해주면 좀 억울한 사람이 있다나… 그렇데요. 전 EBS 60분 부모 가끔 봐요. ㅎㅎㅎ 태민이는 동생이랑 잘 놀아주는데, 그래도 행동관련은 우선 태민이한테 주의를 줘요. 태민이는 규칙이나 말을 잘듣는데, 현민이가 말 안들으면 그거 따라해서 같이 말안들을라고 하는 경향이 좀있어서요. 첫째를 좀 규칙을 잘 잡아놓으면, 둘째는 이렇든 저렇든… 형 따라하고 싶어서 애쓰드라구요. 저도 첫째인데, 둘째 키우면서, 확실히 둘째는 현실감각 (애교, 사교, 친교?) 이 있고, 자유로운 영혼이구나… 생각해요. 요즘 우리아이들은 서로 사랑하내 안사랑하내… 그래서, 늘 기도해준답니다. 서로 상처받은거 예수님께서 위로해주시고, 서로 사이좋게 지낼수 있는 지혜주시라… 그런거요. 둘째는 늘 형보다 부족하다 느껴서 힘들어하는거 같고, 첫째는 둘째가 하루 종일 귀찮게 하며, 치고 올라오고, 동생 참아줘야 하니 힘들고 그렇죠. 전 매일 태민이가 억울해 하면, 저녁에 태민이 위로해주었는데, 오늘은 현민이가 형이 안좋다고 해서… 현민이 위로해주었네요. 아— 참 힘들어요. 저도…

    • 퍼플혜원 · February 18, 2013 Reply

      저희랑 좀 비슷한거 같아요. 발란스를 맞춘다는게 힘들더라구요. 그냥 별나기만 하면 확 잡겠는데 뭐 어쩌면 또 상처받고 해서리..쩝..
      근데 밤에까지 기저귀 땠다니 대단한걸요. 저흰 외출시에도 풀업 입히거든요 혹시 몰라서. 다음주부터는 그냥 팬티 입히고 나가보려구요. 아 불안..

  8. Jennifer · February 21, 2013 Reply

    하하 진짜 웃긴다!! 승빈이 자존심 장난 아닌대요? 나는 언니랑 나이차가 많이 나서 그런지 별로 안 그랬던것 같은데, 조카들 보면 둘째가 욕심도 많고, 자존심도 쎄고 그런것 같긴해요. 승빈이 점점 자라는거 완전 궁금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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