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eding Family

몸보신이란걸 해본지가 언제였는지. 그러고보니 그 흔한 설렁탕도 먹어본지 너무 오래되었다.

이젠 내가 가족의 건강을 챙겨야하는 자리에 섰는데 아직도 누가 해주기만을 바라는건 아닌지…

여름마다 온가족이 삼계탕을 먹던 기억.
토스트와 함께 아침상에 미역국 한그릇을 올려주던 엄마에게 대체 빵이랑 미역국이 어울린다 생각하냐면서 투덜거렸던 기억.
그래도 몸에 좋으니 쭉 마시고 학교가라시던 엄마.

갑자기 이런 추억들이 떠오르면서 옴마나… 나 지금 뭐하는거야? 하는 생각이 들었고 바쁜 일상을 핑계로 영양보다 조리시간에 더 포커스를 뒀다는 점, 애들이 불평없이 잘 먹는것들 위주로만 신경써왔다는 점등이 참 안타까운 현실이라는것. 애들이 잘 먹어주고 배만 부르면 된다는것. 사실은 그게 전부가 아닌데 말이다. 한마디로, 잘 하고 있다고 생각해왔던 나의 방식이 절대 잘하고 있는것이 아니다라는 깨달음이 애들이 좀 크고 조금이나마 정신적으로 여유가 생긴 나에게 찾아온것이다.

국 찌개엔 또 염분이 많다고 많이 안먹이는게 좋다고들 하나 일주일 한번정도는 한국식 국을 끓여 가족들의 속을 따뜻~하게 해주고 싶다는것. 종종 한솥 끓여 냉동시켜두는 그 열정은 오데로 갔나…

한식은 한번 시작하면 한시간내로 되는것이 없어 그게 나의 핑계라면 핑계다. 그래서 요즘 슬로우쿠커를 다시 쓰기 시작했는데 조만간 국을 한번 시도해볼까 싶다. ㅎㅎ 내니가 또 외국인이다보니 아침에 우리집에서 무슨 냄새가 날까 하는 생각에 우리가 오히려 더 민감반응을 보이는데 이제 함께 지낸지 3년이 되었으니 그냥 밤새 국 한번 끓여봐??

암튼, 한국 나가면 난 밥집엘 갈거다. 허리도 한번 다쳐봤겠다 나이도 들겠다… 이번엔 시골밥상 이런게 막 그립다. 그리고 맛난 일식. 그리고 떡볶이. 그리고 곱창전골.. 아놔.. 이제 그만… 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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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의 요지와는 전혀 상관없는 오뎅볶음을 올려본다.
너무너무 반찬이 없어, 오뎅국 하려고 사뒀던 하지만 무우가 없어서 볶음으로 변신을 해야했던 오뎅볶음. 이런 영양가 없는걸 메인디쉬라고 만들어 내는것도 미안해서 땅콩을 넣어봤다.
근데 너무 맛있는거다, 땅콩이.
그래서 뿌듯해하며 사진도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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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뭐가 다 이리 미안한건지.

나 여름 타나보다. 주말에 당장 국밥 사먹어야겠다.

 

재료:
오뎅
파프리카
양파
땅콩

//소스//
간장
미림 or 요리술 or 라임즙
다진 마늘 듬뿍
설탕 약간

  1. 식용유 약간 두른 팬에 양파와 파프리카를 볶다가 오뎅과 땅콩을 넣고 볶는다.
  2. 볼에 간을 맞춰 섞어뒀던 소스를 부어 1분정도 더 볶다가 불을 끈다.

 

 

 

6 Comments

  1. Jihye kim · August 7, 2013 Reply

    혜원님, 사시는 동네쪽에는 한국 음식점이 드문가봐요..
    저는 한인 타운 한복판인지라… ㅎㅎㅎ
    저는 한식 그렇게 좋아하는 것도 아닌데도 요새는 몸이 힘들다 싶으면 갈비탕, 고기 이런 게 생각나더라고요.
    어려서 겨울이면 항상 설렁탕 이런 거 아침마다 한 그릇씩 원샷했던 기억이 나요.
    아마도 그게 엄마의 마음이 아니었을지…
    글구, 오뎅 볶음에 들어갈 거 다 들어갔는데요?

    • 퍼플혜원 · August 12, 2013 Reply

      한국음식점 많은데요, 생각만큼 자주 못가요.
      저도 몸이 좀 허한가봐요. 여름에 삼계탕 생각난 적이 없었는데 올여름엔 여러번…ㅠㅠ 아직 못먹었습니다. 나이인가봐요.흑

  2. Clara · August 9, 2013 Reply

    요즘 저희는 한식이 아닌 음식을 먹을 기회만 노리고 있어요. 아주 배부른 투정이죠..ㅋㅋ
    여기 오신 친정엄마께서 시리얼은 정말 정말 싫어하시고(여름에는 시원하게 시리얼 먹었음 할때도 있는데 말이죠…ㅋㅋ), 국, 찌개, 새로 갓 만들어낸 반찬 두어가지, 원래 있는 밑반찬, 갓 지은 밥…요래 먹이셔야 직성이 풀리시는터라서요…
    그래도 식구들 잘 먹이고 나면 얼마나 마음이 푸근하고 좋은지요…

    흠흠..어묵 볶음 맛있어보여요…
    참 간단한 음식인데도..사람마다 방법도 다 다른 것 같아요. 저랑 엄마랑도 다르게 만들어요..ㅋㅋㅋ

    • 퍼플혜원 · August 12, 2013 Reply

      시댁에 사는 친구도 제발 몇첩 반상좀 안먹었음 좋겠다고 ㅋㅋㅋㅋ
      부러워요 정말 ㅋ

  3. 한이진 · August 10, 2013 Reply

    럭셔리 오뎅볶음이라
    다른 반찬 필요없이 밥하고만 먹어도 되겠는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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