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습관

좋은 버릇

1. 새로운걸 보면 무조건 다 먹어보려 한다.

2. 두부와 콩을 너무 좋아하고, 잡곡밥을 좋아한다.

3. 과일과 야채를 좋아한다.

나쁜 버릇

1. 국에 들어가는 배추와 무우, 콩나물등 모든걸 잘먹던 애가 요즘들어 파를 거부한다. 가끔은 파스타 소스에 있는 베이질도 파인줄 알고 건져내라고 한다. 파가 아니고 베이즐이라고 하면 또 받아 먹는다. -_-;;

2. 요즘은 하이체어에서 잘 먹다가도 식사가 끝나갈 무렵 꼭 아빠 옆자리로 옮겨 가서 식사를 마무리 짓는다.

3. 아직도 마음에 안드는게 입으로 들어가면 뱉는 버릇이 있다. 예전보단 횟수가 많이 줄었지만 이건 아무리 엉덩이를 때려도 안고쳐져서 참 답답하다.

작년에 알게 된 디자인 컨설턴트 아줌마가 있다. 컨퍼런스에서 만나 점심도 같이 먹고 뉴욕에 돌아와서도 가끔 만나는데 그때 나눈 디자인 얘긴 하나도 기억이 안나고 그녀가 내게 해준 애들 식습관 바로잡기에 관한 팁은 거의 매일마다 떠오른다.

그녀의 팁은 아주 간단하다. 집에선 키즈메뉴를 따로 만들지 말라는거. 자기애들은 지금 초등학생 나이인데 아직도 밥을 따로 차려줘야한다고. 그리고 밖에 나가서도 새로운걸 시도하기 꺼려한단다. 그러니까 처음부터 엄마 아빠 먹는걸 같이 먹이라고 했다. 동물모양으로 음식을 만들어주기 시작하면 평범한 밥그릇에 담긴 밥은 안먹을수도 있으니 아주 가끔 특별한 날만 특별한 모양의 음식을 만들어주라는거다.

게다가 Ruth Reichl은 대체 왜 키즈메뉴 자체가 존재해야하는건지 모르겠다며 온가족이 먹는걸 아이도 함께 먹는 식습관에 대한 중요성을 논한적이 있다.

키즈메뉴 하면 피자, 치킨너겟, 맥앤치즈등을 가리키는 미국 음식에 비해 다행히 한식은 그다지 뚜렷한 구분이 없는거 같아 다행. 아마도 흰밥 vs 잡곡밥 그정도?

나도 이 모든게 일리가 있다고 생각해 승연이의 이유식 단계가 지난 후엔 철저하게 우리 먹는것들을 똑같이 줬었다. 처음엔 국도 반찬도 무조건 싱겁게 만들다보니 어른이 아이밥맛에 맞춰야하는 어려움도 있었지만 대체로 그 시기를 잘 넘겼고 지금은 짬뽕국물도 잘 받아먹는 토들러로 자랐다. 너무 매운건 어린위장에 안좋다던데…

지난 2년을 우리 먹는 그대로 먹이다보니 수월한 점이 많았지만 아이도 아이이다보니 실증이 날수도 있겠단 생각이 문득 든다. 그래서 어느것도 너무 한쪽으로 치우치면 지나치단게 여기에도 적용되구나 싶다.

아이의 식습관도 때에 따라 바뀌는건 확실하다. 그러니 너무 한가지에 메달리지 않고 그때그때 아이의 습관에 맞춰 최선을 다해 해먹이는게 중요하다. 엄마가 아무리 노력해봤자 아이가 안따라주면 그것만큼 힘빠지는 일 없으므로 일방적으로 좋다는걸로 밀고 나가봤자 다 내 손해다.
억지로 먹였더니 토를 해내고, 뱉는다고 언성 높이면 괜히 식사 분위기만 흐려지고…
당겼다 풀어줬다 하는 줄다리기의 연속, 밥먹이기. 어느때는 져 줘야 되더라. 그러다보면 다 엄마아빠 입 닮은 아이로 자라 있겠지.

그동안 내가 해줄수 있는건 “이쁜” 음식 못먹이는 대신에 이쁜 그릇에 담아주는것과 “재미있는” 음식 못먹이는 대신에 여러가지 음식을 선보이는거다.

한식이 메뉴인날은 꼭 명란젓이나 조개젓을 찾는데 처음엔 그게 신기해서 항상 내어 주다가 이젠 너무 그것만 집중적으로 먹는걸 피하기위해 가끔은 없다고 거짓말도 함. -.-; 다음날 다시 꺼내주면 “엄마가 사왔어?” 하고 물어보기까지… 응. 그래, 엄마가 사왔지. ^_^;;

 

 

57 Comments

  1. 송영회 · November 24, 2008 Reply

    오랜만에 들어왔는데 정말 많이 컸네요
    넘 이뻐지고요

  2. 파란구름 · November 24, 2008 Reply

    젓갈도 먹는걸 보니 식습관 걱정 안하셔도 될거 같은데요…울 딸내미는 세살인데도 아직 물에 씻어준 김치말고는 고추가루 들어간건 입에도 안 댈려고 그러는데..^^:

  3. · November 28, 2008 Reply

    아, 미치것다.. ^^ 저 옆모습 너무 귀여워요.

  4. Hyelee · November 28, 2008 Reply

    정말 애들 밥먹이는게 젤 힘든일인거 같아요.
    혜원씨 글읽고 저도 많이 생각하며 반성하며 갑니다.
    근데 정말 승연이가 짬뽕국물을 마셔요?
    저희 애들은 김치도 아직 맵다고 못먹는데…ㅡ.,ㅡ

  5. alex · December 1, 2008 Reply

    울 아들은 양식 울 딸은 한식 ㅠ.ㅠ 임신 했을때 땡기던 음식들을 울 애들은 태어나서도 찾더라고요..

  6. jae lee · December 1, 2008 Reply

    승연이 사진서 부터 내용이 어쩜 잡지에 한 표지 같으네요..
    비슷한 나이의 아이를 키우고 있는 엄마 로써 공감해요..
    또 좋은 팁 감사 합니다..

  7. lena · December 16, 2008 Reply

    아이 낳기 전에 좋은 팁 얻게 되어 기쁘네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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