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nt By Too Fast

이런저런 행사와 모임으로 쉴 틈 없었지만 지난주도 이틀만 근무하고 이번주도 삼일만 근무하니 이렇게 좋을수가..

한해를 떠나보내고 새해 2013년을 맞이하는 우리. 아무런 느낌없이 그냥 다시 출근을 하는건 나 혼자가 아닌듯 하다. 별 관심없던 Time Square에서의 카운트다운도 이번만큼은 싸이가 나온다고 해서 꼭 보려 했었는데 느닷없이 다시 시작한 뜨게질에 시간 가는줄 모르고 빠져있다가 역사적인 타임스퀘어 강남스타일 공연마져 놓쳐버림. 몇분 뒤에 유튜브로 찾아보긴 했지만 난 이번 연휴를 이런식으로 보냈다. 뭐가 그리 정신없던지 매번 시간에 쫒겨 이래저래 하다보니 어느새 2013년이다.

타주에서 방문한 사촌언니 가족도 크리스마스 이브날 만나면서 푸짐하게 메인음식이 다 나오면 아이들이 맛있게 먹는 모습을 찍으리라 다시 카메라를 넣었다가

빛조절 테스팅해본다고 몇장 찍은것외에 조카 애들 사진도 없다는.. 같이 찍고싶었던 언니와의 사진도 없다는…ㅠㅠ

그나마 이번에 계획대로 잘 된건 처음 시도해보는 30-day Fruitcake이다.

이건 starter juice가 있어야 만들수 있는건데 그건 작년 (or 몇년전)에 만들었던 사람에게서 물려받아야 함. 매년 이맘때 여러개 만들어서 나눠주는 밥친구의 cake list에 난 2년전에 올라갔고 (^^V) 너무 맛있어 나도 starter juice를 달라고 졸랐는데 작년에는 이미 그 쥬스를 예약(?)한 친구가 있어 2년 기다려 이번에 드디어 받았음. 이 케익은 밥친구의 엄마가 20여년전 이민 오시자마자 함께 일하던 동료에게서 물려 받은 레시피 (와 쥬스). 한번 만들면 쥬스가 두배로 늘기때문에 그 후로 엄마는 레시피를 몇배로 늘여 우리가 김장하듯이 이 케익을 왕창 구워서 나눠주신다고 한다. ㅋㅋ

그 과정에서 밥친구도 최근 몇년전에 쥬스를 엄마에게서 받았고 자기도 그 전통을 잊기 시작했다고 함. 레시피는 비밀이라 공개할수는 없지만 완전 뜻밖의 재료들로 뜻밖의 과정을 통해 한달 걸려 만들게 되는 이 케익은 정말 holiday spirit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나는 우리 회사 웹팀 먹이려고 출근시간을 늦춰서 아침부터 이걸 굽기 시작해 김 모락모락 나는 케익을 회사에 들고 가.. “늦어서 미안한데… 이것 봐라~!” 하며 내놨고 내년엔 더 큰걸로 많이 가져오라는 부탁을 받고선 나의 starter juice는 누구에게도 주지 않고 내년에는 레시피를 두배로 늘려볼까 한다.

 

음식 선물만큼 나눠주고 기분 좋은 것도 없을듯.

Happy New Year!

 

 

14 Comments

  1. 최순영 · January 2, 2013 Reply

    혜원씨 아이들 기르면서 어쩜 그리 부지런하세요.. 아이들은 많이 자라고 두 내외는 여전히 변하지않고 보기 좋네요 새해에도 행복 하시고 주 예수 의 은총이 가득 채워지는 복된 가정 되시길 기도 해요

    • 퍼플혜원 · January 8, 2013 Reply

      저희가 전혀 변하지 않았다는 말씀에 귀가 쫑긋 ^^;; 하네요.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2. pebble · January 3, 2013 Reply

    어머낫.. 진짜로 이거야말로 holiday spirit 이네요!!!
    starter juice 는 커녕, 과일케익 한조각이라도 먹어봤으면 좋겠네요! ㅋㅋㅋ
    이 동네가 말이죠.. 음식이 전반적으로 짜서 어디 외식하는 재미도 없고. ㅠㅠ
    먹는 재미라도 있어야 이 곳에서 적응하기가 쉬울거 같은데
    어우 여러모로 난관이 너무 많네요..
    아.. 오븐은 생겼지만, 시카고 떠나면서 베이킹 도구도 다 도네이션 해서리 다시 다 사야하구요!
    아주 산 넘어 산이에요! ㅎㅎㅎㅎ

    • 퍼플혜원 · January 8, 2013 Reply

      ㅎㅎ
      새동네에 적응하시느라 바쁘시겠어요. 이 케익이 우편으로 배송가능한지는 모르겠으나.. 한번 보내드리고 싶네요.

  3. 성희언니 · January 3, 2013 Reply

    혜원씨, Happy New Year 2013!!!
    카드 받고도 고맙다는 연락도 못해서 미안해. 혜원씨도 무엇보다도 건강을 우선으로!!! (난 어제 벌써 의사 만나고 왔어, 흑)
    올해는 좀 더 자주 만날 기회가 많이 있기를. 혜원씨 가정에 행복과 주님의 축복이 항상 가득하기를!!!

  4. Jennifer · January 3, 2013 Reply

    저 케익을 실제로 맛봤다니 영광이에요!! ^__________________^ (두배나 만들거면 내년에도….ㅋㅋㅋㅋ)

  5. 황지원 · January 4, 2013 Reply

    혜원님, 요즘 살짝살짝 눈팅만 하고 가서 너무 죄송했어요.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하시는 일마다 대박나시길!! 그리고 가족분들 모두모두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

    starter juice가 있어야 하는 30-day fruit cake….신기하네요. 어떤 맛일까 너무 궁금해요.

    • 퍼플혜원 · January 8, 2013 Reply

      죄송은요.. 들러주셔서 감사해요.
      저 케익맛은 과일때문인지 사이다 같은 톡 쏘는 맛도 은은하게 난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6. Kat · January 4, 2013 Reply

    저 케잌 진짜 맛있었어. 30일동안 두고 먹는게 아니라는 네 말 듣고 아껴먹던거 꺼내 그날밤 허겁지겁 다 먹었다 ㅎㅎ 만들려면 저 쥬스가 필요하다니까 케빈이 막 레시피 찾더라고. 내년에 짝퉁 버젼을 먹게될거 같다.

    • 퍼플혜원 · January 8, 2013 Reply

      짝퉁 버젼 기대하겠쓰. 내년엔 쥬스 전달해줄 가족이 생기겠군.

  7. youn · January 10, 2013 Reply

    비밀이라니 더 궁금해져요. ^^
    저희 동네에도 블루베리 치즈케익을 일년에 단 한번 굽는 분이 계신데, 미국 시아버지의 레서피라
    절대 공개안하세요. 사먹는거보다 백배는 맛있더라구요.

    저도 저런 비밀레서피가 하나 있음 좋겠어요. -_-

    • 퍼플혜원 · January 11, 2013 Reply

      ㅋㅋ 저도 쥬스를 받으면서 그제서야 레시피를 함께 받았어요. 절대 공개하면 안된다는 엄포와 함께..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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