겸손해지는 순간. 포기.

난 아이디어나 수많은 생각들이 번뜩거리며 지나가는 시간이 주로 정해져 있다. 잘려고 침대에 누웠을때. 한밤중 화장실 갔다가 다시 침대에 누웠을때. 그리고 아침 샤워시간.
운좋은 날엔 전날밤 아이디어일뿐이었던 생각이 담날아침 샤워할 동안 그날 행동개시 아이템으로까지 발전될때도 있어 하루만에 그 아이디어를 실천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오늘은 우연히 지하철안에서 잡지를 읽다가 이 생각이 떠오르자 잡지를 닫고 정신나간 사람마냥 멍하게 앞사람을 쳐다보며 머릿속으로 이것저것 굴리다가…이런 반결정을 하게 되었다.

게시판 형태의 purplepops.net을 이번 기회에 블로그 형태로 바꿔야겠다고.

지금까지 생각을 안해본건 아니다.

단, 현재 퍼플팝스가 11개의 게시판으로 이루어져있고, 지난 6년동안 같은 구조로 운영되어져왔기 때문에 회원님들 (울 부모님 포함)께 갑작스런 리녈로 불편을 드리는건 물론, 카테고리별로 잘 정리되어있는 방들을 블로그로 이전하게 되면 모두 잃게 된다.
태그로 구분할수도 있지만 이런 게시판 방 시스템에 익숙된 유저들에겐 불편한게 사실.

이기적일진 몰라도 내 스케줄을 봤을때 더이상 어쩔수가 없다라는 결론에 달하고 있다. 그리고 나도 시대에 맞게 (앞서진 못하더라도) 블로그의 세계로 뛰어들고픈 마음이 없지않아 있다. RSS를 포함한 여러가지 기능들을 이젠 좀 내가 직접 만들지 않고 주어진 서비스를 그냥 따 쓰는 편안함…아…

지금이 어떤 세상인데 아직도 무식하게 포샵으로 사진 사이즈 줄이고 저장하고 업로드 하고 등등…html 코딩 좀 이용해 이미지 불러들여오고…
솔직히 나 이 싸잇 업뎃하는거 시간 무쟈게 걸리는 편이다. ^^;; 특히 여행 한번 다녀오면 죽음.

수입이 있는것도 아니고 그냥 취미로 하는건데 세컨드잡같이 운영하는게 벅찼지만 즐거웠기에 계속했으나…

과연 애 둘을 키우며 가능할지 의문이다. 아니, 가능하더라도 그 시간이 있다면 가족이나 다른 새로운 뭔가에 쏟고 싶다.

2주를 넘게 XE 세계속에서 헤매다보니 내가 왜 이 짓(?)을 하는가 싶기도 하고 XE로 업글한다 하더라도 나의 일량은 절대 줄지 않으리란걸 알기에…

아직 완전한 결정은 하지 않았지만 아마도…

지난 6년간의 기록을 블로그형태로 옮기는 방법이 있는지를 알아봐야 하며 (경험 있으신 분들은 제발 도와주세요~) 이미 몇달전에 완성되었던 새 디자인도 다시 바꿔야 하고…(결국 빛을 보지 못하는구나)

물건은 참 잘 버리면서 이런건 잘 버려지지 않더니 어느 하나를 포기한다고 생각하니 한결 맘이 가볍다. 다 나를 위한거니까 포기도 아니지 하긴.

하지만…다른 싸잇들때문에 XE 공부는 계속된다.

 

 

20 Comments

  1. Misty · October 28, 2009 Reply

    정말 사이트 관리하고 문제 생길 때마다 고치는게 절대 쉬운 일이 아니죠, 게다가 다른 풀타임 직업도 있으신데 리뉴얼까지 해줘야 된다면 보통 일이 아닐듯. 주객이 전도되지 않아야 취미생활도 즐기면서 재밌게 하실 수 있으실 것 같아요.
    저는 블로그에서 블로그로만 이사를 다녀본 지라 도움은 못드리지만 그래도 사이트를 블로그로 옮겨서 혜원님이 편해지신다면 그렇게 꼭 하셨음 좋겠어요~ ^^

  2. suzie yi · October 28, 2009 Reply

    We’ll support you whichever way you choose to do!

  3. Gummybear · October 28, 2009 Reply

    혜원님이 어떤 결정을 하시던지 사이트 문닫는 일만 없다면야 저희는 그저 황송할 뿐이죠. 그동안 열심히 해주신 덕분에 저희들을 다 폐인으로 만들어 놓으셨으니…^^ 혜원님을 직접한번 뵌적도 없으면서 저에겐 이웃같이 친구같이 느껴지고 승연이도 조카처럼 느껴지는 것은 남들 다가는 쉬운길을 피해 더좋은 사이트를 위해 노력한 혜원님의 결과라고 봅니다. 하지만 처음시작할때보다 많이 바빠지신 지금상황에서 좀더 효율적인 방법을 택하신다면 저흰 더큰 응원과 기대감으로 또 열쒸미 따라 갈것입니다. 혜원님 홧팅!

  4. hennie · October 28, 2009 Reply

    저도 제로보드 이용하다가 tistory로 이동했는데, 티스토리 말구 테더툴즈/엑스큐브나 다른 설치형 블로그로 정말 생각보다 쉽게 이동하실 수 있어요~ (아마 알고계시겠지만 ^^;) 네이버는 개인적으로 맥호환이 잘 안되고 저작권/사진 업로드 등의 문제로 포기했구요. 그 밖에 다른 설치형 블로그로는 잘 모르겠지만 아마 찾아보시면 어렵지 않게 옮기실 수 있으실거에요~ 암튼 저도 윗분들 말씀에 절대동감이네요~

  5. 뉴욕댁 · October 28, 2009 Reply

    저두 동감이에요. 문 닫는 것만 아니면 혜원님이 생각하시는 좀 편한 쪽으로 바꾸시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기운내시고 홧팅이에요!!!

  6. 김이렌 · October 28, 2009 Reply

    저도 혜원님 결정 support합니다. 블로그조차 잘 관리하는게 쉽지 않더라구요 ㅠㅠ

  7. 이지혜 · October 28, 2009 Reply

    저는 블로그조차도 게을러서 업뎃을 못하는데…
    잘 생각하셨어요, 혜원님.
    아이 둘 키우면서 결코 쉽지 않을거 당연한 얘기고 혜원님 마음이 가는대로 편하게 하세요~~~

  8. Jung Ahn · October 28, 2009 Reply

    아…그렇게 이 개인 홈피를 운영하는게 힘든 일이었군요 더더욱 혜원님 존경해요 ^^;; 블로그로 가신다도 물론 전 계속 팬일꺼구요 다만 지난 6년간의 기록이 없어진다니 아쉽네요 미리 필요한거 정리해놓을까봐요 ^^/ 혜원님 애가 둘이 된다는게 아직 실감이 안나지만 둘이 되면 정말 바쁘실 거에요 정말로 24시간중에 어떤날은 하루종일 말그래도 세수하고 모닝커피 마실 시간도 없이 종종거리고 다니는 날도 있더라구요..저도 문닫는것만 아니면 무엇을 하시든 전력 써포트 합니다!!

  9. 쭈쭈바 · October 28, 2009 Reply

    개인 홈을 운영하는게 이리 어려운 일인지 몰랐어요.
    혜원님 일량이 이리도 많은줄도 몰랐고요.
    블로그로 가신다 해도 따라갈께요~ ㅎ

  10. carol · October 29, 2009 Reply

    어떤 결정을 내리셔도 저도 혜원님의 영원한 왕팬^^

  11. · October 29, 2009 Reply

    지식이 짧아 실제적으로 도움드릴수는 없지만 블로그로 이사가신다면 대 환영이에요^^ 어디까지나 따라가겠쓰요~^^

  12. Clara · October 29, 2009 Reply

    전 반대로 이동한 케이스긴 하지만…(태터툴즈 –> 티스토리 –> XE) 그냥 그런대로 만족스러워요…근데…대부분 블로그 툴의 문제점은 공개 제한을 두기 힘들다는 것 같아요 (단순하게 비공개글 형식으로 해두고 지인들에게 비번 알려주는 정도로 그치게 되지요). 저도 그런 점 때문에 다시 홈피형으로 돌아왔구요., 아쉬운대로 저는 XE를 이용해서 카테고리 제한적으로 RSS 공개를 해서 리더를 통한 업뎃이나 그런 측면에서는 블로그의 잇점을 유지하고…개인적인 사진들 때문에 공개가 꺼려지는 부분은 회원만 볼 수 있게 해두고 있답니다. 이런 방법도 참고하실만 할 것 같아요~

  13. joy · October 29, 2009 Reply

    오랜만에 글 남겨요. 둘째도 가지시고~ 축하할 일이 많네요 ^ ^ 저도 개인홈피 얼마전에 과감히 정리하고 싸이 블로그로 들어갔네요. 저는 남편이 만들어준 싸이트라 제가 어찌 고칠줄도 모르고, 에러나면 난감….. 포틀랜드 오고나서 2년동안이나 홈피 메인화면에 보스턴에 산다고 쓰여있었다지요. 아무래도 안되겠다 싶어 싸이 블로그로 갔는데, 너무 편하고 좋네요. 사진편집도 너무 쉽구요.

  14. 혜원 · October 29, 2009 Reply

    여러 경험담들 도움 많이 되네요. 감사해요^^ 블로그로 가야할거 같아요. 아마도 워드프래스 아님 티스토리로 갈거 같아요.
    그리고 지금까지의 글들은 갖고 가는 방법이 있다길래 한번 해볼려고요.

  15. Rainyday · October 29, 2009 Reply

    혜원님, 저 저번주에 우연찮게 혜원님 홈페이지 알게되서 지금 너무 소중한 보물을 발견한것 처럼 저녁에 한번씩 들어와서 혜원님 써놓으신 글들, 멋스러운 사진들 감상하며 생활의 활력소를 얻어가고 있거든요. 지난 6년동안 쓰셨다는 이 많은 글을 다 읽고 싶은 욕심에 하루에 3~4개씩 읽어가며 아직도 읽을 스토리가 많아서 뿌듯해 하고 있었어요. 서점에서 좋은 책을 잔뜩 사다놓고 쳐다보며 뿌듯해 하듯말이죠.
    혜원님 말씀 들으니 정말 이런홈 관리하기가 쉬운일이 아니네요. 그리고 가족들을 위해 더 시간을 쓰고싶은마음 너무 이해가 가네요. 근데 참 이기적인 걱정하나가 딱 드는것 있죠.. 블로그로 옮기시면 주민등록 있는 사람만 가입할수 있는건가요? 저는 한국떠난지가 오래되서 주민등록 번호가 없는데..
    혜원님 글과 사진을 다시는 못보게 될까봐 막 걱정되는것 있죠? 혜원님 알게 된지 일주일밖에 안됬는데 너무 강한 인상을 받았나봐요. 벌써 정이 확들어서 이제는 안보고는 못살것 같은데.. ㅎㅎ

  16. 혜원 · October 30, 2009 Reply

    Rainyday님 반가워요.
    주민등록 없어도 사용하실수 있도록 할께요^^ 저도 그런거 번거로와서 다른 블로그에 조인 안하게 되더라고요.
    감사함다~

  17. Rainyday · October 30, 2009 Reply

    혜원님, 제 맘 이해해 주셔서 감사해요!
    그럼 저 맘 놓고 있어도 되겠어요. ㅎㅎ
    새 블로그 기대하고 있을께요.
    그동안 저는 여기글 따라잡기도 바쁘기 때문에 저는 또 글읽으러 감니다~

  18. 이승현 · October 31, 2009 Reply

    퍼플팝스 띄워놓기만 해도 마음따뜻해지는 사이트에요..근데 생각해보니 이렇게 정성 가득한 홈을 운영하시는게 너무 힘드시겠다는 생각 이제서야 하네요..그간 너무 애쓰셨구요. 그저 어떤 형태로든 쭉 가주시기만 한다면야…^^ 정말 늘 감사합니다..^^

  19. 하늘사랑 · October 31, 2009 Reply

    으어~ 블로그도 만만치 않은뎅…
    아이 셋에도 꿋꿋하게 웹질하는 인생 대선배들도 있으니
    용기/기운 내시고 계속 반가운 업데이트 부탁드려요.
    티스토리도 계속 쓰다보면 사이트에서 자유로이 이용했던 부분에
    조금은 제한을 받기 때문에 결국 브로깅을 접고 다시 홈에 올인을 하고 있어요.
    그래도 어딜가나 다 따라 가겠습니다요. ㅎㅎ
    저희는 시카고에서 일본으로 열흘 전에 이사 와서
    지금 정신 하나도 없는 가운데 혜원님 사이트에 거의 처음으로 찾아왔네요.
    일본 땅에서도 승연양도 보며 혼자 즐거워 하고 있어요. ㅎㅎㅎ

  20. Grace Hahn · October 31, 2009 Reply

    그동안 고생 많이 하셨어요. 블로그로 옮기시면 아무래도 조금 더 편해지시겠죠? 그럼 업데이트도 더 자주 하실 수 있고, 보는 저도 더 반갑고 좋을 것 같아요. 앞으로도 계속 따라다닐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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