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fore, During, After Ire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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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주에 지진에다 허리케인까지 겪는다는것도 드문 일. 지난 몇년동안 별의 별 일들을 다 겪어 본 뉴욕은 최악을 대비해 허리케인 Irene을 맞을 준비를 했다.

언제 올지 예측할 수 없는 지진이 더 무섭다고 생각했었는데 바하마 저 아래에서부터 거대한 규모로 올라오고 있는 아이린을 보며 우린 바짝 긴장하지 않을 수 없었다. 카테고리 2-3으로 올라오던 아이린은 카테고리 5였다는 2005년 Katrina보다는 약하지만 뉴욕을 뚫고 가는건 거의 처음이라 사상 처음으로 뉴욕 지하철도 운영을 중단하고 일부지역에 대피령을 내리는 등 만반의 준비를 했다.

우리 건물도 베란다에 있는 모든물건을 집 안으로 들이라고 해서 화분들과 가구들까지 들여놓고 정전시 먹을 식량등을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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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풍전야라는게 이런거구나. 전날인 금요일과 토요일 아침까지도 화창하던 날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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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파이 (피자냐고 물으니 이렇게 decorate한건 파이라고 함)는 오븐에 들어가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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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프 승연과 조수 승빈이는 열심히 요리중이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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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부터 내리던 비는 밤이 되어 더 억수로 쏟아지기 시작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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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갇혀 온 몸이 근질근질 하던 승연이는 뜻밖의 프로젝트를 생각해 낸다. 색종이와 스트로우로 배를 만들어 물에 띄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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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종일 이넘의 허리케인을 기다리는것도 쉬운게 아니더군. 나도 답답한데 아이들은 더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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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린 속도로 움직여 피해가 더 크다는 말을 들으니 무섭기도 한데  테잎으로 막아 둔 창문에 달린 에어콘 옆의 공간이 신경쓰여 잠을 잘 수가 없었다. 게다가 우리 동네에 토네이도 주의보까지 떨어져 밤 새 뉴스를 보며 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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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콘 옆으로 물이 스며들어오긴 했지만 category 1에서 tropical storm으로 약해진 Irene 덕분에  창문은 무사해 다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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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부터 크립에서 떨어져 우리를 놀라게 한 승빈이는 언니의 “베이비”가 되어주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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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테이블 겸 무대이기도 한 커피테이블을 오르락 내리락. (다행히 “앉아!” “sit down!”은 알아들어서 내가 소리를 지르면 앉긴 하지만 내가 안본 사이에 몇번 떨어진 적도 있어서 너무 겁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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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덩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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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놀란거 생각하면..정말..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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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연이는 뜬금없이 옷을 만들어야 된다고 셔츠 모양으로 종이를 오려 자기 두장, 나 두장.. 티셔츠 디자인 대회까지 벌임.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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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비가 그치고 하늘엔 희미한 무지개가 떴다.
블룸버그가 오바한게 아니냐라는 반응도 많지만 준비 안된 상태에서 더 큰 피해를 입는것보단 백번 천번 낫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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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보다 지하철도 너무 빨리 운영 재개 되어서 불편함 없이 출근을 했지만 하루 더 아이들과 보낼 수 있었는데 하는 아쉬운 마음이다.

 

 

22 Comments

  1. Jihye kim · August 29, 2011 Reply

    아, 정말 다행이에요…
    저는 뉴욕에 아는 사람이아고는 혜원님댁 뿐안데 계속 걱정되서 그렇더라고요..
    트윗이라도 했다면 안부라도 여쭤봤을텐데….

    승진이 역사 둘째 맞네요.. ㅎㅎㅎ
    저희도 솔이랑 겁도 없고 그래요. 댜ㅐ신 운동 신경도 더 좋은 거 같아 원래 좋아 그런걵 아니면 내버려 둬서 계발이 된걵 알쏭달쏭하다는…

    승연이 책상 검은 색으로 칠하셨어요?
    저는 부엌 캐비넷을 일하고 싶은데 엄두가 안나네요.

    승진이 유모차에 낑ㄱ 앉은 거 넘 귀여워요.

    참, 자매는 부엌놀이하는데 남매는 어제 칼싸움 했어요. ㅋㅋ

    • 퍼플혜원 · August 29, 2011 Reply

      확실히 첫째보단 별나요. 얼굴 다치는것도 한두번도 아니고요. 다행히 이번에 떨어질땐 외상은 없지만 좀 지켜보고 있어요. ㅠㅠ
      승연이 놀이책상은 다리 하나가 부러져서 이번에 새로 샀어요.
      칼싸움.ㅋㅋ

      • Jihye kim · August 29, 2011 Reply

        이런…
        아이패드로 한 오타가 장난이 아니에요…
        멀쩡한 승빈이가 승빈이가 돼버렸어요.
        그런데, 승연이 따로 책상 안사주시고 그냥 놀이 책상으로 하신 거에요?
        저희는 지금까지는 작은 아이키아 책상은 놀이용, 주로 식탁서 숙제 뭐 이랬는데 바꿔줄까 하고 알아보는 중이거든요.
        식탁에서 하니높이가 안맞아서 어깨가 아프대요.
        아직 어려서 craft table 스타일로 사서 한 3년 쓰고 솔이도 막 쓰고 그 후에 각자 책상 해주는 게 낫지 않을까 싶어서요.

        • 퍼플혜원 · August 30, 2011 Reply

          ㅋㅋ 아뇨. 놀이책상은 따로 나름 필요하니 바꾸고요, 책상도 따로 승연이 방에 넣어줬어요. 조만간 포스트 올릴께요.

  2. Jen · August 29, 2011 Reply

    Be happy you didn’t have a basement with to deal with. Ours of course got flooded and the carpet is ruined, even though we had a generator to deal with the sump pump, it just started to seep from the ground up. Not pleasant but at least no trees fell on our house like many other people out here. So scary…

    • 퍼플혜원 · August 29, 2011 Reply

      I actually thought of you because I still remember the last time (or the first time?) your basement flooded. Only thought the coastal areas were in danger but I’m learning otherwise. So sorry to hear that, but really could’ve been worse! Is Doug’s eBay desk ruined??

  3. Peanut · August 29, 2011 Reply

    언니 무사해서 정말 다행이에요..
    저희 동네는 지대가 높아서 평소에 바람 많이 불때 막 꿍시렁대고 그랬는데, 이번에는 지대가 높은것에 감사했어요.
    우리 동네와 정말 몇분 거리에 지역은 지금 침수가 되서 아직까지도 물이 다 빠질려면 시간이 걸릴꺼래요.
    정전, 단수는 뭐 예상했던 일이라네요..ㅎㅎ

    그런데, 승빈이는 괜찮아요? 제 맘이 다 철렁거리네요..

    • 퍼플혜원 · August 30, 2011 Reply

      그래도 가까운 사람들이랑 호텔에서 보낸 시간도 재밌었겠어요. ㅋㅋ 승빈이 괜찮아요. ㅠㅠ

  4. 예지맘 · August 29, 2011 Reply

    저희도 아이들과 하루종일 집에 갖혀 있었어요.
    다행히 피해가 적어서… 이제 냉장고에 쌓인 음식을 다 해치워야하는 부담이 있지만요…
    토욜날 첫째 딸 생일이어서 다 준비해놨다가 지레 겁먹고 다 캔슬하고
    실망한 딸에게 비오고 바람부는 것을 보여주며 마음이 착찹했다지요…

    암튼 승연이랑 승빈이는 잘 노네요.
    저희 딸들은 하루종일 싸우고 소리지르고 울고… 두살 터울인데 힘드네요.
    둘째는 승빈이처럼 테이블에 마구 올라가 떨어지기도 하고, 언니꺼 뺏느라 정신도 없고..
    귀엽긴하지만 우리 집 사고뭉치라는…
    암튼 사진 보면서 그래도 승연이 승빈이는 너무 이쁘게 잘 지냈구나하는
    안도감이 들었습니다… ^^

    • 퍼플혜원 · August 30, 2011 Reply

      어머 생일파티를 캔슬하다니 너무 실망이 컸겠네요. 승연승빈이도 많이 싸워요 요즘.

  5. Bangsil · August 29, 2011 Reply

    큰 피해 없으셨다니 다행이네요. 뉴욕 시내중심이 허리케인때문에 마비되면 그것도 클날뻔한거네요. 정부에서 충분한precaution 취한게 어찌됬든 잘한거겠죠^^
    그나저나 차분해 보이는 승빈이에게서도 저렇게 다이나믹한 표정이 나오는군요ㅋㅋ 승연이는 creative juice가 막 쏟아져나오는듯. 혜원님 닮았나봐요.

    • 퍼플혜원 · August 30, 2011 Reply

      저도 승빈이가 차분한 줄 알았는데 전혀…완전 왈가닥이에요.

  6. 혜정 · August 29, 2011 Reply

    승연이가 만든 티셔츠 정말 멋진데요^^
    색감이 넘넘 뛰어난 듯…대단해요~
    저희 아기두 흔들침대에서 떨어져서 가슴이 철렁한적이 있었는데….
    아이들이 떨어지고 나서 72시간은 잘 관찰해야 한다구 하더라구요..물론 혜원님이
    더 잘 아시겠지만..^^;;
    암튼 무사히 태풍이 지나가서 다행이네요~

    • 퍼플혜원 · August 30, 2011 Reply

      하필 집밖에도 못나가는 태풍날 떨어져가지고는… 암튼 괜찮은가봐요 지금까지 괜찮은거 보면… (가슴 한번 더 쓸어내리고 있음)

  7. halcyon · August 30, 2011 Reply

    뉴욕에 지진에 허리케인이라니! !
    무사히 지나가서 정말 다행이에요~~
    승연이랑 승빈이는 허리케인따위가 다 무엇이냐 하는 맑은 표정이네요^-^
    (승연이 양갈래 머리 넘 귀여워요~전 어릴 때 항상 포니테일이었는데ㅋㅋ)

    • 퍼플혜원 · August 30, 2011 Reply

      무서운 태풍은 밤에 잘때 지나가서 애들은 거의 몰랐던거 같아요. 고작 이틀 집에 갇혀있는거였는데 와… 애들 컨트롤이 힘들더라구요. 어찌나 사고를 많이 치는지..

  8. 니야 · August 30, 2011 Reply

    헛…허리케인이라니…
    혜원님 댁은 무사하니 다행이네요.
    이런 상황에 가족들 똘똘 뭉쳐있음 몬가 가슴도 뭉클하고 그러던데.
    (전 감정폭이 늠 높고 낮아서..ㅋㅋㅋ)

    승연이 티셔츠~ 디자인감각 늠 훌륭!(색감이야 원래 조았고~~)

    • 퍼플혜원 · August 31, 2011 Reply

      ㅋㅋ 저도 그날밤 승연이를 우리 침대에 재웠는데요 아, 네가족이 한방에서 자는구나 하며 잠시 가슴 뭉클하더라구요.

  9. Jennifer · September 1, 2011 Reply

    진짜 별 탈 없어서 다행이예요.
    승연이 허리케인대비 음식 준비 완전 제대로 하는대요?
    승빈이도 진짜 많이 컸다~ 점점 성격이 뚜렷해 지는군요 ㅋㅋ

  10. Corners of My Home 7 « Purplepops · October 7, 2011 Reply

    […] 페인트 색깔도 누리끼리해 지는것 같고 여기저기 금이 간 곳도 있으며 허리케인 아이린 도중 창틈으로 물이 새어 들어와 페인트가 일어난 곳 까지… ㅠㅠ 정말 […]

  11. Hurricane Sandy – We’re OK « Purplepops · October 31, 2012 Reply

    […] 상륙을 한 후 저녁시간은 정말 무서웠다. Irene때의 비바람보다는 훨씬 강력한 바람. 창문이 깨질것을 대비해 커텐을 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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