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 2015: 재래시장

이번 방문을 계획하면서 그동안 사이버공간에서 많이 봐 왔던 예쁜 곳들, 즉 모던하고 뭔가 외국(?)스런 그런 공간들을 위주로 계획을 짰었다.

그런데 막상 몇곳을 다녀보니, 정말 특별한 무언가가 있지 않는 이상, 그런 공간들은 나의 만족일뿐, 아이들에겐 뉴욕의 모습과 별반 다름 없구나 란걸 느끼게 된다. 오히려 진정 우리나라에서만 볼 수 있는 재래시장이 — 비록 화장실은 절대 못 들어가겠다 하더라도 — 우리 애들에겐 더 흥미롭겠다 싶다.

하지만 그것도 엄마의 욕심이었나.
어느날밤 티비에서 본 인천의 유명 시장의 먹자골목을 보고 그런식의 분식이 막 그립던 차에 우린 동대문 광장시장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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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도 역시 푹푹 찌는 견디기 힘든 날씨. -_- 이곳 역시 말도 못하게 더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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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방된 다이닝룸이 딸린곳으로 가자라는 엄마의 말을 무시하고 난 이런걸 제대로 즐기려면 바깥에 앉아야 한다면서 어느 한곳을 골라 앉았다. 순대 바로 앞에 앉은 나는 순대스팀으로 facial 제대로 하고…돼지머리 바로 앞에 앉은 남편은 돼지 혀와 콧구멍을 들여다 보며 식사를 해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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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시킨것들. 순대들이 내 팔목 두께.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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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너무 더워서 맛을 제대로 느끼지 못했지만 분위기 적응하지 못해 안먹겠다던 아이들이 마지막에 떡볶이와 김밥을 잘 먹어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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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갖고 오신 얇은 손수건 하나로 옷 속으로 흐르는 땀을 닦아내며 접시들 모두 깨끗하게 비웠다. 알고보니 엄마도 이렇게 앉아서 이런 음식 드시는건 처음이라고 ㅋㅋ

우아한 다이닝은 아니었지만 아주 기억에 남을 식사가 될것임은 확실하다. 나중에 Anthony Bourdain이나 Andrew Zimmern이 한국의 시장 먹자골목을 방문 한다면 울 애들은 반가워 날뛸것이 분명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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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건어물 전문 도매시장인 오장동의 중부 시장. 이번엔 동생몫까지 사느라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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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르는 집마다 가다 먹으라며 멸치랑 오징어채 한줌씩, 야쿠르트까지.. 한동안 잊고 있었던 야쿠르트 문화가 아주 재미나더군.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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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할아버지 따라 나선 노량진 수산 시장.

와아~ 저것들 사이즈별로 다 있는걸 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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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뱅이는 캔으로밖에 못봤는데 제철인지 너무너무 많아서 한번 사봤는데 역시 우리 입맛엔 소라가 더 맞는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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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Comments

  1. Clara · August 26, 2015 Reply

    오랜만에 저런 북적북적한 시장 구경 잘 했네요~!
    저는 다른건 몰라도…저런 시장 떡볶이 먹어본지가 오래 되서 한번 먹어보고 싶네요…좀 찐득하니 오래 끓인 느낌의 그런 양념맛!!!
    (와….세상에…순대 크기가!!! @_@! 그리고 순대도 어쩜 저리 잘 걸쳐 놓으셨대요~!)

    • 퍼플혜원 · August 29, 2015 Reply

      맞아요, 좀 찐득한 양념 ㅋㅋㅋ 저도 사실 근데 시장 떡볶이가 처음이에요. 그래서 더 한번 먹어보고싶었나봐요.

  2. 주영이 · August 28, 2015 Reply

    부산이 좀 더 신선할지 몰라도 역시 서울 수산시장의 해산물들이 다양하긴 하다.
    시장에서 땀 뻘뻘 흘리는 모습이 얼마나 더웠을지 상상이 되네^^ 그런데 원래 서울 순대는 저렇게 굵은거야?

    • 퍼플혜원 · August 29, 2015 Reply

      어머 그래? 너 혹시 자갈치 시장 안가본지 막 몇년된거 아냐? ㅋㅋ
      순대 굵기는… 나도 이렇게 굵은건 처음이라오.

  3. countrylane · August 28, 2015 Reply

    퍼플팝스님 어머님 참 고으세요 ^^
    한국에 가면 너무 먹고싶은게 많지만 그중에서 제가 제일 좋아하는게 시장 떡볶이에요!!!!
    남은 시간 행복하게 보내세요.

    • 퍼플혜원 · August 29, 2015 Reply

      아쉽게도 사진으로 만족하셔야겠어요. 시장떡볶이만큼은 미국에 없으니 ㅠㅠ
      엄마에게 전해드리겠습니다 ㅋ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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