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ing a Mom. Being Par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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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팔일 어버이날이 지나고 미국에선 Mother’s Day가 어제였다.

생신은 물론, 어버이날에도 꼬박꼬박 카드 보내드렸던 것도 옛날 옛적 일이고, 올해도 난 친정에 전화 한통으로 어버이날 인사를 드렸다. 이 세상에 나혼자 애 키우는것도 아닌데 정신을 어디 두고 사는건지. 그것도 어버이날 밤에 겨우 놓칠새라 부리나케 전화드린것. 카네이션 그거 별거 아니더라도 남들 다하는것 한번 못해드리는것. 카네이션 한번 못 달아드리는것도 죄송하다. 올해는 그냥 그런 마음이 더하다.

그래서인지 이번에는 승빈이까지 알라뷰 어쩌구저쩌구 적어온 학교 프로젝트, 언제나 스윗한 승연이의 카드와 종이 화병속 꽃다발… 받을때 허그도 해주고 우리딸 최고라며 양볼에도 쪽쪽을 해줬지만 돌아서서 말 안듣고 언제 그랬냐는듯 내속을 벅벅 긁어놓는 모습을 보자니 참 이 모든게 가식적이다 싶을 정도로 기분이 씁쓸하다. 다 이런 교육으로 애들은 세뇌가 되는거겠지만 ㅎㅎ. 이 얘기를 회사 동료에게 했더니 (그녀는 “How was your mother’s day?” 라고만 물었을뿐인데 ㅋㅋ) 막 왜그러냐며 나 우울증이냐며 입에 담지 못할말을 담은것처럼 펄펄 뛴다.

아니, 그냥 그렇다고.

나도 이게 무슨 기분인지도 모르겠고 그렇다고 슬프거나 불행하다는것도 아니고. 그냥 “오늘은 엄마인 나의 날이니까 다 나한테 잘해야 해!” 라고 말할만한 그런 기분이 아니었다는거지.

그게 다.

이러다가도 내년에는 마덜스데이 기념으로 오만 생색을 다 내며 이거 사달라 여기 가자 라는 말을 하게 되겠지. 아님, 하루종일 잠 좀 잘테니 날 좀 내버려 두라는 말을 하거나.

천진난만한 아이들의 모습을 보며 이 세상 무엇보다 화목한 가정, 건강한 정신을 제공할 수 있는 부모가 되는게 순간 편리, 사회적 성공보다 훨씬 값진 것임을 새삼 또 깨닫는다. 너무 당연한 말이지만 우리의 일상모습에서 얼마나 그것이 묻어나는지를 생각해보면 또 이것만큼 지키기 힘든것도 없다는. 몸과 마음이 따로 노는 부모가 되면 안된다!

이런 생각 하느라 이번 마덜스데이는 하하호호 하지 못했던가.

다양한 주말샷들을 다시 보며 이번 한주도 힘을 내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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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Comments

  1. Jennifer · May 13, 2013 Reply

    우리 만나서 하자고 했던거 얼른 해야겠다, 언니. 언니의 정신건강을 위해서 ^___^

  2. Clara · May 13, 2013 Reply

    오! 승빈이 스쿠터가 저희 둘째꺼랑 똑같네요. 하긴 초이스가 별로 없긴 해요.
    오빠 스쿠터 맨날 탐내고….한번 타보려다 구박받고 하길래…이번에 생일 선물로 준비해뒀거든요 (오늘이 생일인데 아직 배달이 안됐다지요….흑….작아진 헬멧 업데이트 해주고…선물은 내일온다고 구차하게 말해야 할판이예요).

    올해 마더스데이에는 첫째가 깜짝 선물이라고 만들어온 키체인이 다네요…
    친정엄마께서 와계셔서 그런거 받는게 오히려 좀 미안하죠 뭐….할머니가 반은 엄마 노릇 다 해주시는데..
    저에게도 이런 저런 생각이 참 많이 들었던 마더스데이였어요.

    그래도 모든 구성원이 행복하다고 이야기 하는 가족들의 특징이 ‘모든 걸 함께 celebrate 한다’라네요…
    생일…마더스데이… 파더스데이 뭐 이런 날들 말고도….서로에게 이런 저런 일들로 축하해주는 것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 퍼플혜원 · May 29, 2013 Reply

      승빈이 이날 처음 저 스쿠터 타본거에요. 승연이껀데 이번에 꺼내보니 키가 많이 커서 이제 작네요. ㅎㅎ 그래서 생일선물로 큰걸로 사주려구요.
      마더스데이가 마냥 해피하지만은 않은거 같아요, 생각이 많아서 ^^;;
      아이들 어릴때 가족타임을 많이 갖는게 최고인듯. 요즘 선배엄마들에게서 그런 조언을 많이 들어요. ㅎㅎ

  3. Bangsil · May 13, 2013 Reply

    알록달록 예쁜 인스타그램 사진들의 승연/승빈이. 사진들이 동화같은거있죠.
    이 포스팅 보니 저도 전화한통으로 대신한 엄마ㅠㅠ에게 넘 미안해지는거있죠…전 애도 없는데-_-; 왜 혼자바쁘다구 그러는지… Happy Belated Mother’s Day!

    • 퍼플혜원 · May 29, 2013 Reply

      에고 답글이 너무 늦었네요.
      감사합니다! 디지털시대가 그닥 좋지만은 않은거 같아요ㅠㅠ

  4. pebble · May 15, 2013 Reply

    낮잠 실컷 자게 해달라는 1인.. 저요.. 손 쓰윽~~~
    그리고 하루만 엄마한테 잘 하지 말고, 에브리데이다.. 라고 세뇌도 시켜요. ㅎㅎㅎ
    저는 아직 철이 덜 들어서 그런지.. 마덜스데이를… 그닥 좋아하진 않아요.
    날 엄마로 보지도 말고, 아내로도 보지말찌어다.. 나는 나로소이다~ 이러거든요. ㅎㅎㅎ
    큰아이가 만 6세였나. 유럽을 떠나 둘째도 낳고 미국에 좀 정착했을 땐데 완전 정신없었어요.
    피아노를 집에 들여서 큰아이 앞에서 피아노를 치니까. 이 넘이 눈 완전 튀어나올 정도로 저를 쳐다보더군요.
    엄마도 피아노 칠 줄 알어? 이래가면서요.
    이때.. 뒷목을 잡고.. 이 넘이 나에 대해서 잘 모르는구나.. 하고 자식을 대하는 자세를 다시 잡았다면 조금 우습게 들릴지 모르겠는데, 자식 앞서 내가 한 인격체, 한 개인으로써 자리가 확고하지 않으면 안되겠단 생각을 했어요.
    직장도 내 그릇을 채우지 못하고, 아이들 역시 저를 채우는 역할로는 부족하다고 생각하거든요.
    남편이 있어서 내가 완성 되는 것도 아니니, 문제는 바로 나였더라고요.
    무슨 데이 무슨 데이.. 하는거 좀 싫어라 해요 그래서.
    아니 난 여자인데도 마더가 아니라서 예외 시키는 것도 의리상 아닌거 같고, ㅋㅋㅋㅋㅋ
    널스데이, 티쳐스데이, 세크러테리데이.. 다 필요없고 매일매일 충실하자.. 뭐 그런 작은 각오로 지내왔다는..
    구차하면서 실속없는 긴 코멘트임다. -_-;;;

    • 퍼플혜원 · May 29, 2013 Reply

      ㅋㅋㅋ 다 맞는 말씀! 생각해보면 애들이 엄마에 대해 모르는게 많아요 그죠. 저도 친정엄마의 몰랐던 옛이야기등을 요즘 들으며 넘 신기해하거든요.

  5. Kat · May 15, 2013 Reply

    만나자. 만나서 이야기하자. ㅎㅎㅎ

  6. Kat · May 15, 2013 Reply

    ‘건강한 정신을 제공할 수 있는 부모가 되는게 순간 편리, 사회적 성공보다 훨씬 값진 것임을 새삼 또 깨닫는다. 너무 당연한 말이지만 우리의 일상모습에서 얼마나 그것이 묻어나는지를 생각해보면 또 이것만큼 지키기 힘든것도 없다는.’ – 이거 정말 너무너무 공감된다. 아이 낳고 나니 나의 vice나 weakness나 성격적 결함들이 이 아이에게 그대로 reflect 될지도 모르는다는 생각이 막 들면서 나 therapy 받아야 하는거 아닌가 싶기까지 해. 나의 나쁜점들과 일상에서 묻어나오는 내 weakness들이 아이에게 대물림되는게 미안한거 있지. 정말 공감 또 공감해.

    • 퍼플혜원 · May 29, 2013 Reply

      이래도 걱정 저래도 걱정인게 부모의 일인거 같다. ㅠㅠ 근데 넌 걱정 안해도 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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