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ngs That Keep Us Busy

6591485979_cb452c861a_b

구정도 친정에 한번 전화 드리는걸로 그냥 지나가버리고 우리는 변함없는 일상. 2011년이던 2012년이던 별 상관없는… 그런 생활.
지금 머릿속에 있는것들을 정리하지 않고 오랜만에 일기 쓰듯 적어본다.

———-
여전히 승연인 학교를 좋아하지만 점점 어려워지는 reading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듯 하다. 간단한 산수문제도 숙제로 풀어야 하는데 피곤해서 집중력도 떨어지는 밤시간에 짜증내는 애 붙잡아두고 숙제 시키는것도 쉽지 않고 더하기 뺄셈같은건 어떻게 설명을 해 가르쳐야 할 지도 모르겠고. 부모도 고생, 애도 고생. 앞으로 더 어려운 걸 가지고 오겠지만 이런 커뮤니케이션 장애는 지금이 고비인것 같다.


———-
스쿨버스에 문제아인 1학년 남자애가 여러명의 여자아이들을 괴롭혀서 아침에 스쿨버스 태우는 아빠는 다른 엄마들과 함께 학교에 찾아가기로 했다. 이런 문제는 생각지도 못했는데 한창 모든걸 흡수해버리는 아이에게 어떻게 설명을 해야할 지도 모르겠고, 참.
게다가 이런저런 행사는 어찌나 많은지 다행히 이메일 리스트로 엄마들끼리 정보 교환은 하지만서도 행사때마다 참석하지 못하는 부모를 둔 승연이에게 미안한 마음은 정말 어쩔수가 없다. 이젠 대놓고 다음 class trip땐 엄마가 와야 한다고 말하는데 나도 뻔뻔하게 “I can’t.”라고 대답을 하는 지경이 되었다.


———-
지난달에 울면서까지 급식을 하고싶다고 때를 쓰는 바람에 추운 겨울에 hot food 먹어라 하며 신청을 해줬다. 나야 승빈이 점심만 신경쓰면 되어서 좋지만 얘가 뭐를 얼마나 먹고 오는지를 알 수 없으니 너무 답답하고, 처음엔 다 먹었다고 얘기를 하는 애를 못 믿어 애를 앉혀놓고 엄마 화 안낼테니까 how many bites 먹었는지 꼭 알려달라고 타일렀다. 얘가 세상에 그날 이후로는 햄버거도 싫어서 건드리지도 않고 후렌치 후라이 몇개만 먹었다는 둥 좀 현실에 가까운 얘기를 해주기 시작. 사실대로 말하니 안심은 되었지만 속이 터지지 않을 수가 없다. 자기 클래스의 반 이상이 급식을 하는데 몇몇 안되는 애들끼리 도시락 까먹는게 싫은가보다. 한달이 지나고 이젠 엄마가 도시락 싸주겠다고 하는 나에게는 찍 소리 못하고 오케이 하더니 따로 아빠한테 난리를 쳤나보다. 남편이 그냥 계속 급식 신청 하자고… -_-;;
비싼것도 아니니 일단 겨울엔 신청을 해두고 일주일 한두번 정도는 도시락을 싸주려고 한다.

———-
나는 승연이 임신하고 완전 그만뒀던 운동을 다시 하기로 마음 먹고 정말 큰맘 먹고 회사 근처 짐에 조인하기로 했다. 그냥 가입만 하면 절대 안가므로 거금 들여서 personal trainer에게서 첫 몇번은 트레이닝을 받기로 하고 상담까지 받으러 갔었다. 돌아와서 심각하게 내 스케줄을 검토한 후 오후에 근무중 운동하러 자리를 비운다는건 스케줄도 허락하지 않을뿐더러 마음도 편치 않을것 같아서 포기.

대신 우리 아파트 지하에 있는 작은 짐에서 밤운동을 하기로 결심. 늦은 밤운동은 좋지 않다고 해서 생각지도 않고 있었는데 안하는것보다는 낫겠다 싶어 애들이 잠든 후 10시 정도에 한시간 운동을 하기 시작했다. 시작한지 2주밖에 안되었지만 일주일 4번 가는게 싫지가 않다. 아침이나 낮에 하는 운동보다 훨씬 괜찮은것 같다. 미친 스케줄에서 얻은 스트레스를 다 날려버리는 느낌? 2주 후에도 같은 말을 하게 될 지는 몰라도 지금 현재로는 이 시간이 기다려질 정도다.

힘들게 시작한 운동을 적극 지지해 주는 회사 밥동무는 그녀가 자기 트레이너에게서 배운것들을 알려준다. 용어부터가 낯선 나는 매일 새로운걸 배운다. 멋모르고 뛰는거에 맛들인 나는 무식하게 뛰다가 벌써 무릎에 희미한 통증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이것도 다 발이 원인이라며 깔창을 깔아야 한다고 했다. 여기 애들은 마라톤 뛰는 애들도 왜이리 많은건지 내가 한마디 하니 여기저기에서 경험담이 날아올 정도다. 나에게만 새로운 운동의 세계… 운동 한번 해보겠다는 둔한 맘을 어떻게든 도와주겠다는 동료들 눈물나게 고마움. ㅠㅠ (내일은 Runner’s Repair Manual를 빌려주겠다고 해서 받아보기로 했다)
오늘 깔창을 샀고 일단은 괜찮아질때까지 뛰는건 안하기로 하고…

새해는 이렇게 시작된다. 신경쓸건 많아도 즐겁게…
그러고보니 올해 목표는 모든걸 즐겁게 해나가는것.

 

 

 

22 Comments

  1. 형하 · January 25, 2012 Reply

    혜원아. 니 글을 읽으니까. 니가 눈물나게 그립다.
    글 한줄 한줄 느겨지는 네 모습이 아주 오랜만에 잊엇던 뉴욕생활을 생각나네 하네…
    보니 너도 승연이 학교때문에 이제 고민 시작이구나.
    나도 준이 학교 때문에 다시 미국가고 싶어.
    나 얼마전에는 스마트폰으로 바꿨는데 카톡으로 연락하자.
    얼마전에는 소영이가 카톡으로 용케도 나를찾아왔더라구 ㅋ ㅋ ㅋ
    목소리 들으면서 얘기하자.
    그리고 나 5월 6일쯤 뉴욕에 2주정도 있을꺼야. 우리 도련님 결혼식도 있고 해서.
    뉴욕에 있을거니까 그때 보자.
    내가 시간맞춰서 전화할께.
    건강하고…많이 그리운 형하가~~

  2. 엄마 · January 26, 2012 Reply

    무조건 화이팅 이다
    모두가 그런 고민하면서 키우고 또 그렇게 크는듯…….
    맡은일에 구할것은 충성.. 이라고….
    지혜를 구하며 최선을 다하면 아름답게 자라리라…. 승연이도 화이팅…….^^

  3. Clara · January 26, 2012 Reply

    맞아요..결론은 ‘즐겁게 해나가는 것’…
    힘든 일들, 고민거리가 생겨도…다 지나가는 거라는 생각…
    나도 남들도..모두 이 정도의 짐은 안고 있다는 생각…
    이런 걸 하면서 조금 마음의 위안도 얻게 되는 것 같아요.

    저도 운동 좀 해야 하는데….뭐 언젠간 시간이 나겠죠? 에긍…
    요새는 반복되는 루틴 덕분에 정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사네요.

    • 퍼플혜원 · February 1, 2012 Reply

      그죠 정말 정신차리고 보면 밤이더라구요 요즘은. ㅠㅠ 화이팅!

  4. Jihye kim · January 26, 2012 Reply

    혜원님 힘내세요..
    그리고, 운동은 혼자 있는 시간을 갖기 위해서라도 하시는 게 도움이 돼지 않나요?

    승연이 급식은…
    준이는 학교에서 듀얼 랭귀지 반이라 한국애들하고 있고 또 대부분 도시락을 싸오거든요.
    그런ㄷ, 그 사먹는 기분때문에 한 번싹 돈으로 가져가고요.
    물어보면 시간이 없어서 못먹었다 그러는데 그건 도시락 싸간 날도 그렇고요.
    그냥 밥과 반찬은 못먹더라고요.
    무조건 한 입 크기여야자요…
    승연이 먹는 거 때문ㅇ 너무 스트리스 받지 마세요..
    주위 엄마들 얘기 들으니 급시간다 난리치던 아이들이 시간 지나면 다 도시락 싸달라 그런대요.

    혜원님 홧팅입니다.

    • 퍼플혜원 · February 1, 2012 Reply

      네. 조용한 나만의 시간이 참 좋아요. 무릎이 빨리 나아야할텐데 신경쓰이네요.ㅠㅠ

  5. Peanut · January 26, 2012 Reply

    저도 오른쪽 무릎에 통증이 느껴진 이후로 한동안 뛰지는 않고 계속 걸었어요.
    이제 좀 무릎이 나아져서 걷다 뛰기를 반복하는데 이 방법이 훨씬 무릎에 무리가 덜 가더라구요.
    깔창 까는건 정말 도움이 많이 돼요. ^^

    • 퍼플혜원 · February 1, 2012 Reply

      난 이런게 처음인데 주위에 겪어본 사람들이 많더라구요. 근데 부츠에 깔창을 깔면 너무 꽉 끼지 않던가요?

  6. 영인 · January 26, 2012 Reply

    지금 큰애가 세돌 다가오는데 곧 저에게도 다가올 일들이네요. 요새도 부쩍 기억력과 말이 늘어서 알파벳에 큰 흥미를 보이는데 ㄱㄴㄷ..은 또 어찌 가르칠지 요새 고민합니다. 점점 영어만 쓰면 어쩌나 겁도 나구요. 이런건 전적으로 엄마 책임이죠?ㅠ 밥먹는 건 벌써부터 너무 편식해요 ㅠ
    그저 먹는 거라도 계속 주자는 식으로 같은 메뉴의 반복,,
    아 생각을 자꾸해도 애들문제는 해결이 딱 나오지 않네요 ㅠ
    운동. 저는 뛰는것보다 분노의 빨리걷기를 더 좋아해요! ㅎㅎ 역시 운동화에 에어 들어간걸 신고 걸으면 더 잘 걸어지는거 같아요. 이번주는 뉴욕 날씨가 많이 안추워서 낮에 둘째 유모차태워서 막 걸어다녔네요 ㅎㅎ일도하시고 집안일도 하시고 가족들고 챙기시고 정말 바쁘시겠어요. 집에만 있는 저는 아직 집에있는 감사함을 덜 깨달은건지 맨날 답답하다고 툴툴뎁니다..>.< 막상 내가 만약에 나가서 돈벌면 어떨까하면 사실 또 백프로 그러고 싶다도 아니면서 말이죠..

    • 퍼플혜원 · February 1, 2012 Reply

      승연이도 우리가 한국말 해도 영어로 대답하고.. 맨날 집고 넘어가도 고쳐지지가 않더라구요.
      저 분노의 빨리걷기에 넘어갔어요! 완전 그 기분… 알겠다는…ㅋㅋ

  7. violetty · January 27, 2012 Reply

    에너지가 한가득 느껴지네요
    왠지 쳐지는 하루였는데 모든것을 즐겁게 하시는 혜원님 보며 힘을 얻고 갑니다

  8. Bangsil · January 27, 2012 Reply

    일하면서 전 저하나 관리하기도 힘든데-_-; 가족까지 챙기는 혜원님 대단하세요~ 승연이도 이젠 숙제도 있구 정말 많이컸네요. 익숙해지는 시간이 필요하겠죠^^? 저도 운동은 맘먹고 했다가 또 안했다가—루틴을 만들어야 하는데 아직은 못찾은것 같아요. 운동은 열심히 하면 분명히 결과가 보이더라구요. 화이팅이예요. 벌써 한달이 지나버린 새해이지만 다시 열심히 계획하고 살아야겠다는 생각하고가요~

  9. mrs.castro · January 30, 2012 Reply

    정말 혜원님 대단~~~
    저도 일 끝나고 9시 정도에 집에있는 트레드밀에서 뛰는데…..것도 힘들다고, 남편한테 있는 짜증 없는 짜증 다 내는데….ㅠㅠ
    10시에….짐에 내려가서?! …ㅠㅠ…
    요즘 일하며…살림하며….내인생이 젤 힘들어…하고 투덜 거리며 살았더 랬죠…..저 정말 반성하며 갑니다! 저도 감사하며 밝게 살아야겠어요~:)

    • 퍼플혜원 · February 1, 2012 Reply

      근데 저도 집에 운동기구 있어봤지만 차라리 짐에 가서 하는게 쉽던데요? ㅋㅋ 화이팅이에요!

  10. pumpkin · January 31, 2012 Reply

    혜원씨보면서 그동안 애둘에 직장생활 핑계대면서 뒤로만 미루던 운동을 다시해야 겠구나 자극을 받게 되네요. 혜원씨라면 게을러 지지 않고 실천을 하실 것 같아요.

    • 퍼플혜원 · February 1, 2012 Reply

      전 너무 오랫동안 쉬었어서 몸이 말을 듣지가 않아요. 더 늦기전에 우리 함께 운동 열심히 해요..^^

  11. Jennifer · February 4, 2012 Reply

    달리기 할때 전후에 스트레칭 꼭 해주고 있죠? 뛰고 난 뒤에도 스트레칭 해줘야해요.
    그리고 운동화도 진짜 중요! 전 한참 뛸때 Nike Free 신었었는데 이 운동화 진짜 좋아요.
    전 오늘 친구 요가학원 따라가보기로 했었는데, 감기 걸려서 집에서 요양중에요. 언니도 감기 조심해요!

    • 퍼플혜원 · February 6, 2012 Reply

      응. 스트레칭 했는데도.. 너무 무리를 했나봐 나이도 생각 안하고. 근데 nike free 그거 강추한 사람이 너가 세번째야! 정말 그거 하나 사야할까봐. 감기 걸렸구나. 얼른 나아~ 우리 조만간 봐야지.

Leave a Reply to Clara Cancel rep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