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rin Turns 5

새해가 되면서부터 기다려왔던 날이다.

만 다섯살이 되는 이날을 지난 5년동안 기다린거 맞지?

아빠가 아이폰으로 틀어준 Talking Ginger의 생일 노래로 아침에 눈을 뜬 후 웬일로 1초만에 벌떡 일어나서 효녀 버젼으로 화장실 갔다가 옷도 잽싸게 갈아입고… 자긴 “five”라서 엄마 말을 잘 듣는다는걸 강조한 다음, 아침상에도 번개처럼 와서 앉았다.

작년에 언니가 달았던 “Birthday Girl” 핀을 달고 “The Birthday”라고 적힌 머그잔에 물을 마시며 모든 문장을 “When I was four…”로 시작하는 그녀 ㅋㅋ
그런 꼴을 못봐주겠는 언니는 눈을 사정없이 굴리며 “That was yesterday, Erin.”이라고 꼭 꼭 찝어주는 얄미운 언니.

040115-8

학교 파티는 지난주 금요일에 했는데 그것도 주말에 준비해야지 여유부리고 있다가 금요일밖에 안된다 해서 부랴부랴 구디백 만들고 코스코에서 케익 사다 애와 함께 넣어만 주고 출근을 해야했다. 유대인 학교라도 작년에는 그렇게 엄격하지 않았었는데 올해는 선생님이 아주 철저하신 분이라 케익도 Kosher이 아니면 안된다고… 그것도 아무 kosher은 안되고 K에 동그라미 (이거 -_-;;) 로 표시된것만 된다고 해서 코스코까지 가야만 했다. 홈메이드 케익이고 뭐고 없음.

거의 던져주다시피 학교에 넣어주고 사진 좀 찍어달라는 부탁만 하고 출근을 하니 참 마음이 그렇다. 그래도 보는 선생님들마다 생일 축하한다고 승빈이를 안아주고 뽀뽀해주는 모습에 위로는 된다.

커다란 핀을 달고 하루를 보낸 승빈이는 완전 행복한 모습으로 하원을 함.

나도 생일상을 준비하며 무지 행복했다 하면 거짓말. ㅠㅠ

040115-1

요 며칠 너무 경황이 없어 생일 파티 없이 그냥 넘어가게 되어 다행이다란 생각만 했지 생일상을 차려야겠단 생각은 이틀전에 한거다.

그동안 우리집은 생일상에 미역국이란 없었고 원디쉬로 좀 화려해보이는 음식들로 차렸던것 같다. 왜냐. 한식은 정말 가지수가 푸짐하지 않으면 투자한 시간만큼 내가 딱 원하는 “잔칫상” 같은 분위기가 나오기가 참 힘들기 때문.
그래도 올해부터는 큰 다짐을 했다. 다 큰 우리 애들 입에서 생일날 엄마 미역국이 먹고싶다란 소리를 듣고 싶으면 지금부터 열심히 생일날엔 미역국을 끓여줘야겠다란 생각이 들더라는… 그렇다고 내가 미역국이 자신있는것도 아니고 할때마다 다른 맛이 나오는데 참 나..

주말에 끓여뒀음 좋았을것을.
한시간 안에 만들려고 하니 다급한 마음에 (이날은 하필 밥도 예약모드로 누르지 않고 나감 ㅠㅠ) 불린 미역 부엌 바닥에 막 흘리고, 소고기도 없어서 조개 캔 있던걸로, 미역 다 넣었더니 육수 끓인 냄비가 너무 작아서 안절부절, 다 끓이고 나니 너무 짜.

옛다 그래도 미역국이다!

040115-2

그리고 조금 남았던 케일 시금치 믹스와 두부를 갈아서 냉동 모듬 해물 넣고 전을 부치고 우리 애들은 먹지도 않는 계란 말이. 가지수 채우려고. -_- 어찌나 썰렁한지. 생선이라도 해동시켜둘것을…

040115-3

그래도 마냥 행복한 승빈이. 샤워하고 머리 스타일링이라도 좀 해줬어야 했나..

040115-4

퇴근길에 사온 컵케익으로 조촐하게 네가족이 노래를 부른다.

040115-5

040115-6

사랑한다 승빈아! 생일 축하해!

040115-7

 

 

 

 

24 Comments

  1. 니야 · April 2, 2015 Reply

    승빈이 생일 축하해요~^^
    태어난 모습 본게 정말 얼마 안되었는데 벌써…5살.
    신기하네요~^^

    혜원님도 직장맘이면서 육아 너무 수고하셨어요~

    • 퍼플혜원 · April 13, 2015 Reply

      잠시 자리를 비워서 답글이 늦었어요 죄송^^;;
      축하 감사합니다~ 시간 정말 빠르죠. 5년이라니 믿기 힘드네요 ㅠㅠ

  2. Jamie's nana · April 2, 2015 Reply

    헤원씨, 오랜만이에요. 그동안 댓글 안 달았지만, 항상 블로그에 들어가고, 많이 많이 배워요.
    승빈이가 이제 5 살이 되었네요. 내 손녀보다 4 개월 어리네요..
    그동안 지극 정성으로, 주위에 도와주는 사람도 없이, 아이들 키운 쑤퍼우먼 혜원씨, 무지 착하고, 훌융해요..

    혜원씨가 알려준 “Beating the Lunch Box Blues” 구입했어요.
    매일 쌀라미 쌘드위치만 먹는 손자에게, 좀 색다른 것을 준비하는데, 도움이 될것 같애요.
    얼마나, 먹어 줄지는 많이 의심 스럽지만요..

    건강하셔요

    • 퍼플혜원 · April 13, 2015 Reply

      안녕하세요! 칭찬과 격려 항상 감사합니다~
      그 책 저도 주문했어요. 9월부턴 더 열심히 도시락 싸주려구요. 도움이 되셨음 좋겠네요.

  3. Jennifer · April 3, 2015 Reply

    승빈이의 기쁜과 설레임이 사진으로 다 전해져요. 다시한번 승빈이 생일 축하!

    • 퍼플혜원 · April 13, 2015 Reply

      따로 파티 못해줘서 마음이 그랬는데 이 나이엔 학교 순서만으로도 완전 신나해서 다행이야.

  4. 서진 · April 3, 2015 Reply

    승빈이 5살 된거 너무너무 축하해~~ 하이체어에 앉아있던거 보고나선 계속 사진으로만 커가는걸 보고 있으니 멀리 있는게 참 아쉽다…

    진이는 아침에 밥먹는 날이 딱 일년에 한번 자기 생일날. 미역국에 밥먹는게 생일날 아침에 꼭 지켜야 하는 한국 전통이라고 세뇌교육을 받아놔서 정말 일년에 딱 하루 자기 생일날만 미역국에 밥 말아서 먹고 간다 ㅎㅎ 먹구 이 잘 닦구 껌까지 씹고 가야하지 ^^

    직딩맘들 미역국이라도 챙길수 있음에 만족하자 ^^ 너 정말 애들 다 키웠다~~

    • 퍼플혜원 · April 13, 2015 Reply

      와 아침에 미역국 주는구나 대단하다. 그러고보니 우리애들은 그게 한국 전통이라는걸 모르고 있었더라고. 그래서 올해부턴 열심히 해줘볼려고.

  5. 서연 · April 3, 2015 Reply

    처음으로 댓글 남겨요. 저는 뉴욕에서 비슷한직종에 있는 직딩맘이고 2살짜리 아들이 하나 있어요. 저도 웹디자인쪽 일을 하기때문에 많은 공감을 하며 블로그 보고 있답니다.

    두 아기 키워가면서 열심히 살아가시는 모습보면서 저도 좀 더 열심히 아이를 챙겨야 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밥을 제대로 못챙겨주는것 같아서 미안했는데 오늘 여기서 많이 아이디어 얻고 가요. 남편과 저는 아직 건강하게 먹기 보다는 맛있는거 위주로 저희가 좋아하는 음식, 외식을 많이 하는것 같아서 반성하고 조금 더 건강하게 잘 먹고 살수 있도록 제가 더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이 하나도 힘든데 아이 둘 키우시면서 직장생활을 계속 해 나가시는게 대단하시네요..

    따님 5살 된거 축하해요!

    • 퍼플혜원 · April 13, 2015 Reply

      반갑습니다! 특히 같은 분야라니 더 반갑네요^^
      저도 애들이 더 어릴땐 우리 식성 위주로 했었는데 애들이 커가니 방과후 다크써클을 보면 또 맘이 달라지더라구요. ㅋㅋ
      종종 흔적 남겨주세요~

  6. countrylane · April 3, 2015 Reply

    승빈이의 5번째 생일 축하합니다!
    생일이라고 평소보다 더 업되어있는 모습 예뻐요 :)
    부드러운 미역국 저는 생일이 아니지만 내일 해먹어야겠어요 ㅎㅎ
    행복한 주말 보내세요 ^^

  7. 노아맘 · April 3, 2015 Reply

    승빈이 생일축하해요~
    저 행복한 표정에 제 얼굴에도 미소가 가득하네요.
    여름에 시간되시면 토론토도 한번 놀러오세요~

    • 퍼플혜원 · April 13, 2015 Reply

      감사합니다~
      저 지난주 캐나다에서 노아맘 생각 했어요 ^^ 다음에 토론토에 가보고 싶네요 ㅎㅎ

  8. ScentedRain · April 6, 2015 Reply

    승빈이 생일 늦었지만 축하드려요. 그러고 보니 저도 블로그 팔로워 된지 5년이 넘었네요. 그사이 저희 딸도 4살이 되가고… 언제나 좋은 정보 이쁜 사진들 감사해요. 스프링클스 컵케이크 맛도 궁금해져요.

    • 퍼플혜원 · April 13, 2015 Reply

      와 따님이 벌써 4살이 되어가요? 역시 세월이 ㅎㅎ
      개인적으로 전 스프링클스가 젤 나은거 같아요.

  9. Clara · April 7, 2015 Reply

    어머…완전 늦게 댓글 달아요..
    승빈이 생일 축하해요~!!! 하하…말하는것 넘 귀여운거 있죠? ㅋㅋ
    승빈이…항상 건강하고 밝게 자라길 바래요~!

    *휴가 잘 보내고 돌아오세요~!!! ^_^

    • 퍼플혜원 · April 13, 2015 Reply

      감사합니다~ 승빈이는 말로 웃기기도 건드리기도 울리기도 한답니다. -.-

  10. Mindy · April 9, 2015 Reply

    승빈이 생일 축하해요~~!!

    저도 넘 늦게 축하메세지 남겨요~ 승빈이가 벌써 5살 꼬마숙녀가 되었네요.
    이제 가을에 언니랑 같이 학교 갈 날만 손꼽아 기다리겠어요.
    인터넷상으로지만 승빈이가 태어나 다섯해를 자라는걸 봐온 사람으로서,
    올해.. 햇수로는 얼마나 되었는지도 가물가물한^^ 승연 승빈이네 가족과의 인연이 오늘따라 소중하게 느껴지네요.

    그동안 워킹맘으로 이쁘고 건강하게 키우신것도 축하드리고요~
    앞으로도 항상 반짝반짝 보석처럼 빛나는 아이로 자라길 바랄께요!

    • 퍼플혜원 · April 13, 2015 Reply

      감사합니다. 정말 mindy님과는 오래된거 같아요 ㅎㅎ
      꾸준히 방문해주셔서 넘 감사하구요 언제 뵐 기회가 있기를…

  11. Pickle · April 9, 2015 Reply

    항상 구경만하고 가다가 글 남겨요. ^^
    늦었지만… 승빈이 생일 너무너무 축하합니다. Happy Belated Birthday!! 컵케익 앞에서 행복해하는 승빈이 모습이 너무 너무 귀여워요.
    저희 엄마는 제 생일이면 “힘들게 나아준 엄마한테 고마워해라~” 라고 하셨었는데… 혜원님도 승빈이 나으시느라 고생한 날이네요. 모두모두 축하 축하!!

    • 퍼플혜원 · April 13, 2015 Reply

      맞아여 저도 애를 낳아보니 제 생일날 엄마 생각이 젤 많이 나네요 ㅠㅠ
      감사합니다~

  12. 희재 · April 9, 2015 Reply

    또 백만년만에 댓글로 인사드려요~~ 오늘글이 괜히 제 맘이 뭉클~~둘째를 향한 엄마의 맘이 공감되요…5살된 승빈이 넘 사랑스럽네요~

    • 퍼플혜원 · April 13, 2015 Reply

      오 안녕하세요 오랜만이에요! 잘 지내고 계시죠?
      축하 감사합니다. 둘째를 향한 엄마의 맘은 다 같은가봐요 ㅠㅠ

Leave a Reply to 퍼플혜원 Cancel rep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