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오늘 그 정장바지 같지 않은 정장바지 갈색 넓은 통바지를 입고, 그 pump 구두 신고 교회를 갔는데, 염려했던 대로 계속 그 바지 통에 굽이 걸리는 거야.
바지 제일 밑에가 위로 접히는 스타일인데 그 사이에 굽이 걸리면 좀처럼 빠지지가 않는거야.
그래서 한번은 성가대 단에 입장하는데 걸려서 넘어질 뻔하고, 연습 끝나고 계단 내려오는데 완전히 엎어질뻔 하다가, 저녁때 밥 먹고 인제 백병원 앞 건널목 건너자 마자 또 걸려 가지고는 정말 오랫동안 넘어져보지 못한 자세로 철퍽 넘어졌다.
근데 내가 또 조용히 넘어지지는 않잖어, 저 앞에중앙극장 앞 건널목 건너려는 사람이 뒤돌아보고… 내 뒤에도 분명히 누군가가 있었을텐데, 난 그냥 안 돌아봤지… -_-
마음을 가다듬고 버스 기다리면서 보니까 바지도 찢어져 있고(시접이 튿어졌다), 구두도 앞이 가죽이 벗겨졌다. 아까운 것. 내일 아저씨한테 들고 가서 잘 부탁해야지.
어제 밤에 내가 어디서 걸어 나오는데 엄마가 기다리면서 “쟤는 어느 남자앤가..” 하면서 보니깐 나더라는거야!!!! 너무 씩씩하게 걸어나온다고. 그래서 충격을 적지 않게 받고 오늘 구두 신고 나갔더니, 바지를 잘못 택했어.
이것이 나의 “리빙”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