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rlando 2017 – Disney World

영양제 며칠 건너뛴다고 몸이 어떻게 되는건 아니지만 집 떠나면 고생이라는 말을 믿기에 비타민과 비상약은 꼭 챙기기. 몇년전 동생이 알려줘 일부러 요렇게 생긴 틴에 들어 있는 티백을 샀는데 이 틴, 특히 부피가 큰 아이들 비타민 넣어다니기에 너무 좋다.

022117-1

올란도 일기예보는 들쑥 날쑥. 도착하기 일주일 전부터 모니터했는데 비가 왔다가 안왔다가를 반복… 짐을 쌀때만 해도 비는 오지 않는다고 했었는데 도착해보니 이틀이 비다. ㅠㅠ

다행히 이날은 흐리기만. Animal Kingdom 가는데 비가 오면 동물들도 잘 못보겠구나 싶었는데

022117-2

동물을 걱정할게 아니라 승연이때문에 어찌나 신경이 쓰이던지. 식욕도 없고 억지로 먹이면 토할까봐 겁나고… 중간중간 뭘 먹겠다고 하면 무조건 사주는걸로…
따뜻하게 데워줘서 더 쫀득했던 미키마우스 시나몬롤과 찐한 블랙커피 한잔으로 하루를 시작.

022117-6

승빈이는 에너지 철철.

022117-3

두번째 가는거라 좀 더 여유롭게 구경. 새로운건 많지 않았지만 이렇게 좁은 바위위에서 주무시는 사자도 보고

022117-4

승빈이 키가 안돼서 몇년전 남편 혼자 탔던 Dinosaur 라이드를 다같이 탔는데 — 둘다 타기 싫다는거얼~ 달래고 달래서 넷 다 타는데 성공. 하필 맨 앞줄에 앉게 되어 과연 승빈이가 잘 견딜지 좀 염려 됨 (집에서도 불을 밝혀놓지 않으면 화장실도 혼자 못가는 평소 겁쟁이 승빈). 캄캄해서 옆사람 얼굴도 보이지 않아 확인은 안되는 상황에서 옆에서 woohoo! woohoo! 막 이런소리가 나길래 오~ 이제 좀 컸나보다 했는데 사진을 보니 이런 포즈가… ㅋㅋㅋ 공룡들이 무서워 눈감고 이자세로 쭉 있었다는데 무서운데 왜 그런소리를 냈냐고 하니까 I wanted to enjoy myself. 이런다. ㅎㅎ

022117-5

암튼 이걸 무사히 잘 타고 둘 다 자신감을 엄청 얻음. 하지만 저 열차는 절대 타지 않겠다고 해 구경만.

022117-7

며칠전 오픈한 애니멀킹덤의 새로운 light show <Rivers of Light>을 보기로 해 밤까지 어찌어찌 시간을 떼우다 쇼 시간 한시간 전부터 자리 잡고 기다림. Fast Pass로 예약을 해도 자리를 이때 잡아야함 ㅠㅠ  물과 빛의 조화로 아름다운 비주얼을 만들어낸 쇼. 끝나자마자 호텔 셔틀 놓칠까봐 부랴부랴 서둘러 나왔는데

022117-8

호텔에 도착하니 SNS로만 알고지내던 올란도 지인께서 세상에 이렇게 케어패키지를 맡겨두고 가신거다. 홈메이드 케익, 컵우동, 과일에다 김치까지!!!!!! 우리 넷 다 모두 너무 감동하고  어디 여행가서 이런 경험은 처음이라며 지금까지도 두고두고 얘기를 함 (좋은 추억 만들어주셔서 너무 감사해용 ^^)

022117-9

컵우동이 생겼으니 밤수영을 해야되겠구만. 
호텔수영장으로 다시 나가 몸 좀 풀고 우동으로 야식을…

얼른 승연이가 회복을 해야할텐데 다행히 토는 멈췄으나 영 식욕을 되찾지 못하고 힘도 쪽 빠진 상태라 우리 부부는 정말 스트레스. 애써 즐기려 했지만 디즈니까지 와서 이거 뭔일인지 할 정도로 심각했다.

022117-10

다음날 새벽에 문을 두드려서 일어났더니 룸서비스 안시켰냐고… 엥? 우린 절대 룸서비스란걸 안시키는데… 알고보니 잘못 온것 ㅠㅠ. (호텔도 이런 실수를 하는구나) 깨워 미안하다고 다시 아침을 서비스로 보내줬다 ㅋ

022217-1

Hollywood Studios에서 가장 무섭다는 라이드를 남편이 몇년전에 타지 못해 한이 맺혔는지 이번엔 다같이 타보자고… (아들이 없어 겁 많은 딸들 설득시키는걸 보니 불쌍해서 나도 옆에서 설득을 거들었는데 타고 나서 후회 함)
난 뭔지도 모르고 haunted house라는 남편말만 믿고 디즈니인데 설마 그렇게 무서울려나 하며 탔는데 그 몇분이 몇년같이 애들 심장마비 올까 걱정하다 내가 심장마비가 올뻔 했다는. 그래도 웃고는 있네 카메라 앞이라고.

022217-2

살아서 나오긴 했는데 대충 이런 꼴.

022217-3

Hollywood Studios는 몇년 사이 새로운것들이 많이 생긴 편이고 지금도 Star Wars 섹션을 위한 대공사중이었다. 정말 재미났던 Star Wars 라이드. 갑자기 비가 오기 시작하고 우린 할 수 없이 판쵸를 구입했는데 오후에는 폭우 — 정말 이런 폭우는 중학교 교회 수련회 때 깊은 산속에서 맞아 본 후 처음인듯 ㅋㅋ 빗방울이 판쵸를 뚫고 스며들 정도였다.

호텔 도착 후 날이 개는것 같아 풀장에도 잠시 나갔다가 최근에 건설되었다는 Disney Springs 에 저녁을 먹으러 나갔는데 판쵸는 고스란히 호텔방에 모셔두고 가 우리 넷 다 비 한번 제대로 쫄딱 맞았다. 나 어른되고 이렇게 속옷까지 빗물에 젖어보긴 처음인데 기온까지 내려가 오돌오돌 떨다가 난 결국 감기가 걸리고 뉴욕 돌아와 완전 앓아 누움. ㅠㅠ

그 와중에 이게 진짜 장염인가 사춘기가 시작되는건가 감이 안올 정도로 시무룩한 승연. 아아아아 신경쓰여!!!!

022217-4

Magic Kingdom의 날.

완전 신난 승빈이와

022317-4

며칠을 한샷에 정리해주는 승연 모습들. 제발 사춘기는 아니길!!!! 흐어 ㅜㅜㅜ 정말 이런 적이 없었는데 우리 부부 어떻게 해석해야 할 지 감이 안 옴. 승빈이도 언니가 말도 없고 비실비실 거리니 어쩔줄을 몰라하는데 내가 진짜 “여기까지 와서?!?!?!” 란 말을 얼마나 했던지….

022317-5

정말 정말 다행히 시간이 갈수록 승연이는 식욕도 조금 되찾고 본모습으로 돌아왔다. 사춘기가 아니었어!!었나(?)

022317-1

다시 친구를 되찾은 승빈은 좀 더 맘 편하게 (?) 즐기기

022317-2

너무너무 다행이다…

022317-6

마지막날은 Epcot 가기.
문 열자마자 서둘러 그 유명하다던 Frozen 라이드 (3년전엔 없었기때문에 올란도에 오기 전부터 이날을 기다렸다)를 타러 가서 그 아침일찍에도 45분을 기다려 탔는데 영 실망.. ㅠㅠ 기대를 너무 많이 해서인가?

022417-1

역시나 여러 나라들 구경이 가장 흥미로운 이곳.

022417-2

022417-3

022417-4

작년에 업그레이드 되었다는 Soarin은 역시나 최고였고. 전에는 둘러보지 못했던 Future World에서 좀 더 시간을 보낸것 같음.

022417-5

그 다음날은 아침 비행기를 위해 새벽4시에 첵아웃.

022417-6

이번에도 느꼈지만 승빈이는 진짜 비행을 즐긴다. 기내방송 다 찾아서보고, 가방에 넣어 온거 다 꺼내서 보고, 간식 주는거 다 받아먹고, 음료수도 크랜베리 쥬스 달라 직접 주문하고. 구석에서 언니는 찌그러져 있고 엄마아빠는 언니 컨디션 눈치보느라 조마조마 하는 동안 혼자 할거 다 함 ㅋㅋㅋ

그나저나 승연이의 비행멀미는 좀 괜찮아지는건지 (제발 주머니란 주머니속에 비닐 넣어놓는거 그거 좀 안했으면 좋겠다 ㅠㅠ) … 올란도행 비행기에서 그랬던건 장염이었다 치고… 뉴욕으로 돌아올땐 기내에서나 공항에서나 아무렇지도 않아서…

022517-1

휴가 후 집으로 돌아오는게 이렇게 기뻤던적도 처음인듯. 예상보다 덥지도 않아서 한사람당 딱 한개 가져갔던 긴팔을 매일마다 입었는데 그걸 비에 맞아 헤어드라이기로 다 말려야 했고 딱 하나 가지고 간 승빈이 운동화도 그날 다 젖어서 드라이기로 말리다가 드라이기 다 망가지고 호텔방은 수영복과 판쵸, 여기저기 젖은 옷들이 다 널려있어 영 휴가분위기가 나지 않았던…

참 여러가지로 일이 많았던 이번 여행.

당분간 디즈니는 좀 쉬는걸로… ㅋㅋㅋ

Save

 

 

6 Comments

  1. Helena · March 23, 2017 Reply

    승연이가 아팠었네요– 아이구—미리 알았었다면 슾이나 죽 같은걸 가져다 줬을텐데요 ㅠㅠ
    뭔가 시크한 행동은 제딸도(8살) 요즘 시작했어요.맨날 모르겠다 하고 싫다하고 ㅎㅎㅎ 시큰둥 해요 ㅎㅎㅎ
    저기 보이는 덤보와 여러가지가지 저희 회사에서 만든 조형장식물 많으네요 ㅎㅎ 다음에 오실때 꼭 뵈었으면 좋겠어요~~ 보내주신 선물도 너무 감사하고요~~

    • 퍼플혜원 · March 30, 2017 Reply

      아이고 별말씀을요! 시큰둥한 시크한 행동 ㅋㅋㅋㅋㅋ 정말 덕분에 잊지못할 여행 되었어요~ 감사합니다

  2. 삐딱냥이 · March 27, 2017 Reply

    아! 올랜도! 말만 들어도 부러워요!
    그리고 사진!
    저 많은 사진을 어찌 정리하셨을지… @@;;; 전 요즘 핸드폰으로만 찍어요. 뭐 카메라 들고 찍는다고 사진이 좋은 것도 아니긴 합니다만. ^^;;;

    • 퍼플혜원 · March 30, 2017 Reply

      저도 사진기 안들고 다닌지 꽤 되었어요. 특히 국내(미국)는요 ㅋㅋ 갈수록 뭐가 다 이리 귀찮아지는지…요즘은 스마트폰 렌즈도 너무 다양하게 나와서 기웃거려보고 있어요.

  3. jihyung · March 27, 2017 Reply

    엄청 오랫만에 들어와 봤는데 아이들이 진짜 많이 컸네요.^^ 가끔 놀러 올께요

Leave a Rep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