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acation for All of Us

열심히 올리는것 같아도 밀린 사진들이 얼마나 많은지.. 그래도 이것만큼은 게을리하지 않게 되는 이유는 요즘 아이들과의 대화 중 자주 이 블로그가 비주얼 참고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행 갔던 곳이나 만났던 친구들, 기억 안난다고 하면 무조건 폰 꺼내서 보여줌.

주로 찍히기만 하는 아이들이 처음으로 이 사진들을 보며 좋아하는걸 보면 얼른 더 밀리기 전에 포토북으로 만들어 수시로 빼 볼 수 있도록 하고 싶은데 이건 지난 3년동안 나의 숙제였음. ㅠㅠ

한학년이 끝났다.

승빈이반도 졸업쇼(?)를 함. Fun in the Sun이란 제목으로 모자와 썬글을 각자 가져와 화려한 무대를 펼침. 유대인 학교라 히브리어 노래를 몇곡 불렀는데 웃겨 죽는 줄 알았음. ㅋㅋㅋ 승빈이가 그때 급해서 마침 자리가 하나 있던 한살윗반에 들어갔었는데 또래보다 조금 조숙(?)한 승빈이에겐 이보다 더 좋을 순 없었다. 겨울에 내니 떠나보내고 너무 힘들었던 그 순간이 떠올라 갑자기 울컥하기도… ㅠㅠ 이 언니오빠들은 다 졸업해서 킨더에 가고 승빈이는 같은반에서 이제 또래 아이들과 PreK를 9월에 (다시ㅋㅋ) 시작하게 된다.

승연이는 일주일 내내 학교 끝나는게 싫다면서 징징거리더니 마지막 날은 선생님 붙잡고 울었다고 한다. 짜식, 그건 엄마 닮았구나. 학년 마칠때마다 뻘건 눈 팅팅 부운 채로 담임선생님과 찍은 나의 사진들이 오버랩되면서 가슴이 뭉클해진다.

그리고 드디어 승빈이가 발레 클래스를 시작했다. ㅋㅋㅋ
여름에만 할까 하는데 다들 주위에서 한번 시작하면 끊기 힘들다며.. -_-;; 3-4반이라 부모들이 아주 극성 ㅋㅋㅋ 어떤 아이들은 부모에게 손 흔들기 정신 없음. ㅋㅋ
잔뜩 기대를 하고 간 승빈이의 불만:

  1. Tip toe를 배우지 않아서 이건 real ballet가 아님.
  2. 보이가 있어야 걸들을 들어올리는데 다 걸이라서 멘붕.

난 별다른 여름 계획은 없지만 짧게라도 컴퓨터 앞을 떠나 회사동네 근처에 산책이라도 하는게 계획 아닌 계획이다. 주근깨 기미 뭐 이런건 둘째치고(근데 요즘 피부가 넘 안좋아졌음 ㅜㅜ) 해를 많이 쪼여 비타민D 레벨을 올리는게 목적..

endofspring

아직도 해독쥬스를 아침대용으로 마시고 있는데 (몸무게 변화 없습니당. ^^;;) 요즘은 아이스라떼가 그렇게 땡겨 매일마다 만들어 마시고 나온다. 아이스커피의 계절이 왔으니 하루에 서너컵은 마셔줘야…?

너무 많아 어쩔줄 모르겠을 자몽들로 자몽청으로 만들어두고 쏴~ 한 맛이 날때까지 기다리고 있다. 올여름엔 여름철과일로 쨈 좀 만들어두려 하는데 쨈병들이 다 어디로 갔는지.. 큰맘먹고 돈주고 몇병 사야겠다.

인스타에서 누가 올린 부산 다리집 떡볶이 사진을 몇달전에 보고 그때부터 길거리 떡볶이와 김말이튀김이 먹고싶어서 어쩔줄 모르다가 드디어 집에서 그냥 해먹고 말았다. 이런건 내가 만들어먹으면 맛이없는데..
일부러 별다른 야채도 생략해서 길거리표를 따라했는데 (승연이는 원래 잘먹었지만) 승빈이도 물에 씻지 않고 잘먹었다는. 곧 냉동 김말이를 사서 다시 한번 해먹어야지.

6월중순~말이 herring (청어?) 시즌이라고 해서 해마다 Aquavit에서 Herring Week라는 페스티벌을 한다. 작년까지만 해도 뷔페 스타일이어서 질리도록 herring을 먹는다는데 올해는 점심때만 뷔페, 저녁은 a la carte 메뉴로 그냥 주문하는 식.
어떻게 보면 Marcus Samuelsson이 셀리브리티 셰프의 원조라고 하던데, 그러고보니 난 딱 10년만에 가보는구나.

summer-food

올해도 벌써 반이 다 지나가버렸다.
갑자기 그동안 ‘난 뭘했는가’ 란 생각이 든다. 물론 애들 키우고 열심히 직장도 다녔지만 나도 새로운 무언가에 도전을 해보고싶단 생각이 든다. 승연이가 힙합에 관심을 보여 혼자는 쑥스럽다 하니 mother daughter 힙합 클래스가 있는지도 알아봤는데 (ㅋㅋㅋ 웬 주책) 없더이다.

Happy Summer!
난 여전히 출근을 하지만 괜히 여름방학이라니 좋다. 매일 아침 버스스케줄에 목숨 걸지 않아도 되고 숙제하라고 닥달안해도 되고.. 마음이 일단 방학이다. 야호~

 

 

9 Comments

  1. Clara · June 30, 2014 Reply

    하하..저희 첫째도 마지막날…”눈물 나오는걸 간신히 참았다”고 하더라구요..ㅋㅋ
    선생님을 참 잘만나서 좋았던 한해였어요..

    발레 클래스 후기…ㅋㅋ 승빈이 진짜 귀여워요~
    저희 둘째네는 보이 하나 있는데…진짜 귀여워서 걔땜에 웃는일이 많다니까요~ 여자애들 들 수 있는 처지는 못되고요..큭큭..
    스튜디오에서 엄마들은 거의 저렇게 안을 보고 있지 않아서…(저는 무지 궁금한데..) 들여다 보기 참 그래요..저희애 다니는 스튜디오는요..그래서 대신 한 텀당 한번씩 observation week 이 있어서 아예 클래스 진행될 때 안에 들어가서 볼 수 있어요.
    평상시에는 애들 넣어놓고…밖에서 수다 삼매경..ㅋㅋ 들여다 보면 고 나잇대의 애들은 확실히 신경쓰고 그래서 잘 못하는거 같기도 하구요..(손흔들고요~ ㅋㅋ)

    저도 다리집 떡볶이 & 오징어 튀김 진짜 맛있게 먹었었는데요…그립네요.
    오징어 튀김은 포장까지 해서 비행기를 탔다는 거 아니겠어요? ㅋㅋ 저도 참~

    저희도 요샌 얼음 잔뜩 들은 컵에 에스프레소 바로 내려서 한컵씩 가지고 출근해요. 지금도 홀짝거리는 중..
    이젠 뜨거운 커피 당분간은 못마시겠더라고요.. 사람 참 간사해요~

    짧막 짧막 재밌는 이야기…
    특히 인스타서 본 사진들에 덧붙는 이야기들이 재미있어요~
    즐거운 여름 보내시길요~!!

    • 퍼플혜원 · July 2, 2014 Reply

      어머 다리집을 아시는군요!!! 전 마지막으로 가본지가 한 20년은 넘었는데요, 이렇게 갑자기 그리울수가….
      승빈이 발레수업도 아마 다음주부터는 못보게 할것 같아요. 수업 진행이 안되더라는 ^^;;
      정신없으시죠. 그래도 바다 바로 옆에 사시는게 부럽네요, 특히 오늘같이 습한 날에는요…

  2. citron · June 30, 2014 Reply

    아… 저기 저 승빈이 발레클래스에 진정 알군 보내고 싶어요. ㅋㅋㅋ
    알군은 지난해 여름부터 혼자서 뛰어다니면서 턴을 하고, 손을 막 뻗어올리고 그래서 가을에 학교에서 하는 발레클래스에 등록을 했는데, 그 클래스에서도 홀로 남자아이였거든요.
    그런데 또 알군 클래스의 친한 남자아이가 자기도 듣고 싶다고 그래서, 3개월후에 알군이랑 같이 클래스에 조인…
    ㅎㅎㅎ 그래서 이번 댄스리사이틀에서도 남자아이들 둘이서 여자아이들이랑 같이 춤추고 손잡고 그러는데 조화롭더라구요.

    글구, 저기 저 솔트워터슈즈… 제 사이즈를 주문하려고 보니 품절인거 있죠. ㅠㅠ

    그리고 다리집떡볶이… 지금 갑자기 생각났는데, 부산에서 잠시 사셨다고 하셨죠?
    저 고향이 부산이잖아요.
    게다가, 저 다리집은… 초등학교때는 사촌언니랑 오빠들이랑 같이 가고, 중학교때부터는 친구들이랑.
    완전 추억인데.
    게다가 그 옆에 빅보이라는 디제이 있는 분식집도 2층에 있었구요.
    저희 부산에서도 비슷한 동네였던거 같아요.

    ㅎㅎㅎ 더더욱 반가워요.

    • 퍼플혜원 · July 2, 2014 Reply

      빅보이를 아시다뉫!!! 진심으로 놀랐습니다. ㅋㅋ 혹시 같은 학교는 아닐지요 ㅋㅋㅋ 전 등하교길이 그앞이었어요. 디제이 오빠..ㅎㅎ 와… 몇십년동안 잊고 있었는데 그걸 기억하시다니요.

      솔트워터는 zappos 확인해보셨나요?

  3. 이진 · July 1, 2014 Reply

    일년동안 승자매, 학교 보내느라 수고하셨어요~~^^
    새학기 되기 전까지 편하고, 느긋한 아침
    충분한 휴식있는 여름방학 인조이 하시길 ㅎㅎㅎ

    • 퍼플혜원 · July 2, 2014 Reply

      절대 느긋한 아침은 아니지만 그래도 숙제 하나 없다는것만으로도 나름 여유가 좀 생긴 방학이지요. 많이 덥죠? 즐거운 여름 되시길요..

  4. 주영이 · July 14, 2014 Reply

    다리집, 빅보이… 하하하 그리운 이름이 보이네^^
    다리집은 요즘 오징어 크기가 너무 작아져서 불만임. 통통한 오징어의 씹는 맛이 없어!!!!ㅠㅠ
    마음 느긋한 방학, 재충전하는 기회가 되길 바라~~~

    • 퍼플혜원 · July 14, 2014 Reply

      그지그지!! 너랑도 종종 가지 않았었나? 그립다 그시절이…

      • 주영이 · July 15, 2014 Reply

        갔었지~~~~ 흐흐흐
        요즘에 다리집 가보면 천막있는 예전이 그립더라^^ 아… 내게도 고등학생 시절이 있었구나 싶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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