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dsummer Check-In

아이들의 여름을 더 다양한 프로그램들로 채워주고 싶지만 항상 픽업 문제와 우리 퇴근시간보다 훨씬 이른 하교 시간 문제로 포기를 해야하니 정말 아이들을 위해선 직장을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이 이 여름방학때 최고에 이른다. 나때문에 아이들이 좋은 기회를 놓치는것 같아 너무 너무 안타깝고 이게 과연 현명한 길인지 하는 생각까지 들 정도로. 그래서 지난 한달은 정말 미친척 하고 퇴근 후 수업 없는 날들을 피해 일주일 두번 제일 급한 수영을 끊었었다. 캠프에서 돌아오는 시간에 맞춰 어머니께서 잠시 집에 오셔서 애들을 받아주시고 간단히 애들 저녁을 해결해주시면 우리가 퇴근해 오자마자 차로 출동하는 식. -_-;;
집에 돌아오면 여덟시 반.

한달동안 매주 나흘을 이런 스케줄로 뛰다보니 남편과 난 저녁 먹을 시간도 없어 아예 건너뛰거나 우유 한잔으로 떼웠는데… 밤 아홉시에 라면의 유혹을 아주 멋지게 여러번 뿌리쳤는데도 몸무게에는 전혀 변화가 없으니 미스테리…

혹 지치진 않을까 염려를 했었지만 지치는건 어른들 뿐… 애들은 왜 8월은 수영을 끊지 않았냐고 야단이다.

8월이 되고 한숨을 돌리니 부모님은 어느새 다시 서울생활 다시 다 적응하시고 꽉 찬 계획으로 알차게 보냈던 시간들은 이렇게 사진들로 남았다.
4-5시간 운전을 옆동네 다니듯 동생은 부모님 계실때도 몇번씩 왔다 갔다 하며, 며칠은 화장실이 한개밖에 없는 작은 우리집에 여덟명이 자는 기록도 세웠었다.

참 하는거 없이 바쁘다고만 생각했는데 그러고보면 정말 다양한 일들이 많았던 7월이었네.

엄마 아빠랑 놀고 싶어 일주일 휴가를 내고 노는 동안 건강식 점심도 차려드리고

070716-1

요즘 핫한 브로드웨이 쇼 Aladdin을 드디어! 별로 기대 안했는데 완전 강추.

070716-2

온가족 우루루 메릴랜드 동생집으로 가 Harris Crab House에서 원없이 게를 먹음.

070816-2

게 크기를 고를 수가 있는데 꼭 large로 할것을 권한다. 지금까지 먹었던 메릴랜드 게 중 가장 살이 많아서 다들 감탄.

070816-1

070816-6

070816-4

여기서 승빈이는 처음 먹어보는 생굴을 무려 여섯개나 먹어치우는 엄마 닮은 식성을 보이기 시작.

070816-5

한마리도 남김 없이 다 끝냄.

070816-7

이 레스토랑에는 처음 가는데 메릴랜드 갈때마다 찾아가 볼 단골이 될것 같다. 창밖이 바로 물가라 분위기도 참 좋음.

070816-8

이곳 스페셜티라고 해 시켜본 아이스크림콘. @.@

070816-9

물이 있으니 당연 가족사진을 찍어야 하겠고

070816-10

비행기 안타도 되는 이 정도도 다행이지만 더 가까이 살면 좋을텐데 하는 생각을 많이 한다.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070916-11

눈 날리는 겨울에 들른 후 처음인 National Harbor는 여름이 제철인듯 그때보다 분위기가 완전 달라 깜놀했다.

070916-12

오후엔 동네 수영장에서 신나게 놀고

070916-13

다음날은 Annapolis 메인거리.

071016-1

071016-2

다시 뉴욕으로 우루루 올라와서 꽉 찬 상을 차리고

071416-1

자주 뉴욕을 오가셨지만 이렇게 구석구석 알차게 둘러본건 처음이라며 이번엔 동생 덕분에 짧은 시간내에 Baltimore, Georgetown, Washington DC 지역까지 완전 섭렵. 최고로 알찬 여행이었다며 너무 좋아하셨던 부모님. 당시엔 극기훈련이 따로 없었지만 ㅋㅋ 덕분에 단조로울 수도 있었던 여름방학이 좀 더 다이내믹해졌다.

parents-visit-2016

오랜 고민 끝에 올해는 무릎 사정으로 한국 방문을 하지 않기로 결정하고 참 씁쓸했어서인지 이런 시간들이 더 특별하고 감사하게 느껴진다.

 

 

6 Comments

  1. Jihye Kim · August 9, 2016 Reply

    한국 가신 것보다 더 잘 지내신 거 같은데요?
    저는 예전에는 뭐랄까, 제 고향이 서울이니 제가 아이들을 데리고 가는 것만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언젠가부터 아이들은 여기가 집이고 고향이넫 여기서는 할머니 할아버지와의 추어깅 없다는 생각이 드는 거에요.
    그 이후로는 한 해씩 번갈아가면서 저희가 나가거나 부모님이 오시거나 해요.
    미국으로 오실 때는 뭐랄까 최대한 소소한 생활들을 함꼐 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한 번 정도 가족 여행 하고요.
    나머지는 부모님들끼리 다니시지만요.
    그러고나면 그 소소한 생활속의 기억들이 다음 번 만날 때까지 아이들이 떠올리는 게 되더라고요.
    멀리 갔던 여행은 그냥 여행갔었지~ 그러는데 집에서 마켓에서 동네 산책하면서 그런 소소한 일상을 아이들이 더 많이 기억하더라고요.
    내년에는 저희가 한국으로 가는 해인데 이제 아이들이 다 커서 또 다른 기대가 생기네요. ^^

    • 퍼플혜원 · August 11, 2016 Reply

      ㅋㅋㅋ 그래도 한국이랑은 먹는게 다르죠 ㅠㅠㅠㅠ 저도 그렇지만 애들이 왜 올해는 한국 안나가느냐고 가고싶다고 그래요. 그러니까 더 아쉽기 짝이 없어요. 해삼과 전복이 더 그리워진다는.
      하지만 오랜만에 반대로 부모님이 오셔서 그런지 더 특별하게 느껴졌어요. 말씀대로 소소한 생활들 함께 하는게 넘 좋더라고요. 켈리에도 개학이 9월인가요? 신기하게 주마다 다르더라고요.

  2. Angela Kim · August 11, 2016 Reply

    이 정도 여름 보내는 건 아주 훌륭한거죠.
    애들이 아주 좋아했겠어요.
    애 방학 동안 일주일 한번은 집에서 일하려고 했었는데 메니져가 바뀌는 바람에 그 생활도 사치였네요. ㅠㅜ
    우린 다음주에 개학이랍니다.

    • 퍼플혜원 · August 16, 2016 Reply

      아이고 안타깝네요. 하루만이라도 재택근무 애들이 너무 좋아하더라구요. 근데 벌써 개학이요? 저흰 3주 남았어요.

  3. Jennifer Lee · August 16, 2016 Reply

    이거 보니까 나도 다시 어린이 돼서 여름방학 보내고 싶다!! ㅋㅋㅋ 완전 신나는 여름방학처럼 보여요. 언니는 수고 많았어요~

    • 퍼플혜원 · August 17, 2016 Reply

      나 선생님 할껄 그랬나봐 ㅠㅠ 선생님들이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음.

Leave a Reply